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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함께 떠나는 행복 여행꾸뻬 씨의 행복 여행을 읽고
김연희 | 승인 2018.06.26 14:56

 

꾸뻬 씨의 행복 여행 표지 : 출처 네이버 E북

 어느 날 제주 시내에 있는 카페를 갔다가 카페 입구에 적힌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 일상을 여행처럼, 여행을 일상처럼 ” 이 문구는 나의 소망이자 목표이기도 하다. 하지만 어떻게 보면 이미 이룬 것 같기도 하고 현재진행형이기도 하다.
우리 가족은 매년 여름, 겨울이 되면 여행을 간다. 비행기를 타거나 배를 타서 가기도 하고 여행지에 도착해서는 차를 타고 다니는 드라이브 여행이거나 배낭을 메고 한없이 걷기도 한다. 새로운 경험, 새로운 도전을 좋아하는 아빠 덕분에 우리 가족은 매년 시즌이 되면 여행용 가방을 꺼낸다. 가족여행의 시작은 내가 중학교 3학년 때부터 완도를 시작하여 현재는 경주, 대구, 강원도, 부산, 서울, 포항, 여수, 우도 등을 다녀왔다. 도외뿐만 아니라 도내에서도 우리만의 여행을 즐긴다. 집 거실에는 큰 대한민국 지도가 붙여져 있다. 지도에는 가족여행을 갔다 왔던 곳의 여행 날짜와 함께 표시되어 있다. 아빠는 늘 지도를 보면서 “다음에는 어디로 가지? 언제쯤이면 이곳을 다 채울 수 있을까?”라고 말씀하신다.

  비싼 해외여행이 아니어도 호화로운 음식과 호텔이 없어도 단지 가족과 함께하는 것만으로 충분히 행복한 여행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늘 가족과 함께 하는 여행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동참하고 여행을 갔을 때는 평소에 하던 걱정과 수많은 고민거리가 사라질 만큼 즐겁게 놀다가 온다.

  처음에는 가족들에게 독서 릴레이를 한다고 하니 가족들은 책을 꼭 읽어야 하냐면서 엄마는 눈이 침침하다고 했고 아빠는 귀찮다면서 싫다고 했다. 고등학생인 동생마저 시간이 없다면서 회피하였다. 나는 가족들이 쉽고 빠르게 읽을 수 있는 책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하다가 전에 ‘꾸뻬 씨의 행복 여행’이라는 영화를 감명 깊게 본 기억이 났다. 다행히 이 영화는 책으로도 출판되어있었고 가족들에게 이 책으로 하면 어떠냐고 물어보니 모두 관심을 보였다.

이 책은 한 남자가 떠나는 여행을 통해 많은 것을 알려주는 책이다. 파리 중심가 한복판에서 정신과 병원을 운영하는 의사 꾸뻬 씨는 의사로서 성공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어느 날 꾸뻬 씨는 자신이 행복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전 세계로 여행을 떠나면서 그곳에서 만나는 사람들. 먹는 음식, 보고 겪는 모든 것들을 통해 행복에 대해 다시 느끼게 된다는 내용이다.

  그렇다면 내가 느끼는 행복은 무엇일까? 우리는 평소에 당신은 지금 행복한가요? 라는 질문을 받으면 선뜻 대답하지 못한다. 행복하지 않아서가 아니다. 행복의 기준을 어디서 어떻게 정해야 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나는 가족들에게 언제가 제일 행복한지 물어봤다. 아빠는 가족과 함께 여행 갈 때가 제일 행복하다고 했고 엄마는 퇴근 후 모든 집안일을 다 끝내고 맥주 한잔을 마시면서 드라마를 볼 때가 제일 행복하다고 했다. 고등학생인 동생은 시험이 끝나고 게임을 열심히 할 때라고 했다. 이렇게 행복의 기준은 모두 다르고 그 기준을 쉽게 정할 수는 없다. 행복은 꾸뻬의 말처럼 뜻하지 않을 때 갑자기 찾아오는 것 같다.
 

아빠가 써준 독후감

 독서 릴레이는 책을 읽고 나서 한 줄 평을 꼭 써야 한다. 그런데 우리 가족은 A4용지를 가득 채울 정도의 느낀 점을 써주었다. 이 책을 읽었을 때 도저히 한 줄로 설명을 다 할 수 없다고 했다. 나는 가족들에게 고마웠고 책 선정을 잘 한 것 같아서 뿌듯했다. 가족들이 써준 감상을 대략 요약해보자면, 아빠는 “영화를 보면서 진실 되게 느끼게 된 것은 행복은 절 때 멀리 있거나. 남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는 걸 새삼스레 느끼게 되었다.” 라고 말씀하셨다. 아빠는 이 책이 가장 좋았던 이유는 중간마다에 꾸뻬가 하는 말들이라고 했다. 우리의 삶의 과정 중에서 꼭 필요한 것이라고 했다. 나도 책을 읽으면서 책 선정을 잘했다고 느낀 것이 바로 이 점이었다. 엄마는 “단지 끼니를 때우고 건강만 한다면 그것이 진정한 행복이라고 생각했는데 고정관념을 조금은 버리게 되었다. 자기 나름대로 지금의 생활에 만족하면서 행복을 만들어 가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라고 말씀하셨다. 동생은 “이 책에 나온 말인 "행복을 목표로 삼지 마라"라는 말처럼 행복의 기준을 물질적인 것이 아닌 내면에 있는 마음으로 생각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가족들의 말을 듣고 한참을 생각해보니 우리 가족은 평소에 같이 앉아서 밥을 먹거나 많은 대화를 나눈 적이 거의 없는 것 같다. 각자의 할 일이 많고 바쁘기 때문에 흔한 통화 한 번도 제대로 해본 적이 없다. 그래서 아빠는 여행을 핑계로 많은 대화를 나누려고 하는 것 같다. 아빠는 항상 술을 먹고 집에 들어오는 날이면 외롭다는 소리를 많이 했다. 그리고 항상 미안하다는 말을 했다. 아빠도 아빠가 처음이라서 많이 서툴다고 외동으로 자라서 외로움을 많이 타서 그렇다고 말씀하셨다. 왜 그때는 몰랐을까. 아빠가 여행 가자고 하는 말은 그저 놀러 가자는 것이 아니라 아빠가 오늘따라 외롭다는 것을 돌려 말한다는 것을. 어릴 때부터 수없이 다녀온 여행인데 나는 이번 독서 릴레이를 통해서야 아빠의 뜻을 알게 되었다.

처음에는 글씨가 잘 안 보이다 면서 오랜만에 책을 읽으려니 힘들다. 등등의 불만들이 많았다. 엄마는 궁시렁 궁시렁 대면서도 끝까지 책을 읽고 오랜만에 독후감 아닌 독후감을 쓰려니 어릴 때 생각이 난다고 했다. 그런 모습을 보니 나도 모르게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이렇게 가족들이 함께 같은 책을 읽고 느낀 점을 말해본 적이 처음이라 기분이 조금 낯설면서도 새로웠다. 가족 독서 릴레이는 나에게 많은 것을 느끼게 해주었다. 행복에 대해 새롭게 정의하게 되었고 이 계기로 올겨울에도 아빠의 이야기를 들어주러 가기로 했다. <2017 출판문화론/ 4학년 김연희>

김연희  ds__081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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