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다운 게 뭐지? 대체 나다운 게 뭐야?

  항상 생각했었다. 나다운 것이 무엇이고, 나는 어떤 사람이고부터 시작해서 나는 누구인가 까지. 나답다는 것이 제일 어렵고 나에 대해서 잘 아는 것이 정말 어렵다고 생각했다. 여행을 좋아한다고는 하지만 그렇게 많은 여행을 해 본 것은 아니었다. 책을 좋아해서 늦은 시간 까지 책을 읽기도 했지만 지금은 그러지 않는다. 영화를 좋아하지만 영화광 수준의 영화 상식을 가지고 있지는 않는다. 나는 그저 흘러가는 대로 시간을 보내고 있었고, 내가 나 자신을 잘 모르고 있다는 생각이 문득 나에게 문을 두드렸다.

  여행을 떠나야 하나. 무언가에 푹 빠져봐야 하나. 새로운 것들을 닥치는 대로 시도해봐야 하나. 그럼 나를 좀 더 알 수 있지 않을까. 내가 관심을 가지고 즐길만한 일들을 나도 모르는 새 지나쳤던 것은 아닐까. 가장 많이 경험해보고 나에 대해서 잘 알아갈 수 있는 시기를 나는 너무 안일하게 보낸 것은 아닐까. 한 번 시작된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늘어졌고, 그만큼 머릿속은 복잡해져만 갔다.

온전히 나답게, 저자 한서희

  그리고 내 머릿속 실타래가 엉키고 있을 그 때, 책을 빌리러 간 도서관의 많은 책들 사이에서 내 눈을 사로잡는 책이 있었다. ‘온전히 나답게’라는 아주 예쁜 코발트블루 색의 책. 단순히 책의 표지 색이 예뻐서 눈에 띄었는지 아니면 제목이 먼저 눈에 띄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하지만 내가 책을 집는 순간에는 느낄 수 있었다. 아, 이 책은 지금 나에게 필요해.

  고민할 겨를도 없이 책을 빌렸다. 읽지도 않은 책이었지만 나의 물음들 중 한 가지는 답을 해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마음속에 몽글몽글 생겨났다. 그런 마음 때문인지 쌀쌀한 날씨 때문인지, 책을 품에 꼭 껴안은 채 집으로 왔다. 도착해서는 간질간질한 추위를 떨치기 위해 포트에 물을 데웠고 머그에 페퍼민트 티백을 하나 풀어 넣었다. 그리고 나는 투명한 물빛이 초록빛으로 서서히 물드는 것을 바라보다, 코발트색 표지를 넘기고 하얀 속지들을 하나씩 넘겨 읽기 시작했다.

  그렇게 나는 수많은 페이지들을 넘겼고, 마지막 페이지의 마침표를 보는 순간 깨달았다. 결국 답은 그냥 내 자신이었다. 누군가의 기준에 내가 어떤가를 판단하는 것이 아니었다. 무언가를 하고 싶어 하는 것도 나인 것이고, 무언가를 즐기는 것도 그저 나 자신이었다. 중요한 것은 그저 매 순간순간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것이었을 뿐, 나로 시작된 질문은 곧 나로 끝을 맺었다.

  나는 아직도 나를 잘 모르고, 나다운 것에 대한 정의를 내리지 못한다. 하지만 이 책을 써내려간 그녀는 자기만의 방식으로 그저 자신을 느끼며 온전히 자신답게 살아가고 있었다. 그렇기에 나 또한 내 마음이 가는대로 내 방식대로, 온전히 나를 느껴보려고 한다. 책의 제목처럼, ‘온전히 나답게!’

  p247. 내일은 오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러니까 햇살도 바람도 공기도 제대로 느껴보자. 이 일을 계속할 수 있을까,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까, 라는 고민과 두려움도 어차피 내일이 오지 않을지도 모른다면 부질없다. 그냥 현재에 충실하면 된다. 즐거우니까 하는 거고, 즐거울 만큼만 하면 된다. <2017 출판문화론 / 언론홍보학과 4학년 강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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