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출판시장은 독서인구의 감소와 대형서점과 온라인서점의 유통으로 사람들의 책 소비는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그 대안으로 나온 도서정가제와 정부의 지역 서점 육성책 추진 등으로 급격한 감소세가 완화됐다고 하지만 동네 서점 소멸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하지만 이런 걱정과 달리 책의 힘은 아직 건재하다고 믿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한 책의 힘을 믿고 있는 한 서점원의 철학이 담긴 <동네서점>이라는 책을 추천하고자한다.

▲ 『동네서점』, 다구치 미키토 지음, 황성민 옮김, 펄북스, 2016

  평소 책에 관심이 많고 책 읽기를 좋아한다. 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 서점을 차리고 싶다는 마음을 품고 있는 미래의 서점원으로서 동네서점에 대해 관심이 많아 도서관에서 그와 관련된 책을 살펴봤다. 서가를 살펴보며 눈에 띄었던 책이 <동네서점>이었다.

  항상 책을 고를 때 책 제목, 저자, 목차, 프롤로그 순으로 살펴본다. 처음 책 제목을 보고 내용을 유추해보는데, <동네서점>이라는 제목을 보며 ‘각 지역에 있는 서점에 대해 소개하는 책이 구나’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책을 읽어다보니 단순히 동네서점에 대해 소개하는 글이 아닌 저자가 동네서점을 운영하면서 겼었던 경험과 업무 사례를 중점으로 동네서점의 역할을 고민하고 생존 방향을 모색한 저자의 철학이 담긴 책이었다.

  
 이 책의 저자 겸 등장하는 다구치 미키토는 1973년 이와테 현 니시와가 정에서 서점집 아들로 태어나 초등학생 때부터 도서 계산과 배달 등의 서점일을 도왔다. 현재 그는 ‘판다’고 정한 책은 아이디어를 짜내어 철저히 판매하는 것으로 유명한 사와야 서점의 카리스마 점장으로 서점에서 책을 판매하고 있다. 저자가 어릴 적부터 책과 관련되어 많은 지식과 경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를 통해 <동네서점> 책 속에는 저자의 서점과 관련된 풍부한 지식과 경험이 담겨져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주었다.

  다음 책은 크게 프롤로그, 1장~5장, 에필로그로 구성되어져있다. 이 책을 꼭 읽어보자라는 생각을 갖게 한 결정적인 이유는 책에 대한 생각을 바꾸게 해주는 ‘프롤로그’ 부분이었다. 프롤로그의 제목은 “책은 기호품이 아니라 필수품이었다”로 호기심을 자극하는 책에 대한 편견을 말하고 있다. 그러게 프롤로그를 읽고 나 또한 책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있었으며, 그러한 편견이 바뀌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프롤로그에서 저자가 말한 것처럼 책은 원래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나 경제적 등에 여유가 있는 사람들이 읽는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2011년 3월 11일, 진도 9.0의 대지진이 일본의 도호쿠 지방을 덮쳤다. 쓰나미(지진해일)로 인해 도시 전체가 완전히 멈춰 있었다. 가마이시점에 도착한 저자는 눈을 의심했다. 서점 안에는 책이 거의 남아있지 않았다. 쓰나미가 지나가고 서점을 다시 열었을 때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왔고, 그 후로는 아직 책이 들어오지 못해 서가도 평대도 텅 비어 버렸다고 한다. 책은 사람들에게 평정심을 갖게 하는 대상이며, 서점은 단순한 기호품을 다루는 곳이 아니라 필수품을 다루고 있는 곳이라는 말을 하며 프롤로그를 마친다. 이렇게 <동네서점>의 프롤로그를 읽고 나면 꼭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동네서점>의 프롤로그는 이 책을 읽게 만드는 강한 인상을 남겨준다. 프롤로그를 읽은 후에 이 책을 읽어 가다보면 저자가 동네서점에 대해 많은 관심과 노력을 하고 있다는 모습이 눈앞에 그려진다. 그러한 저자에 인생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는 인물 중 이토 기요히코가 있다. 저자는 이토가 가진 서점에 대한 철학을 통해 서점원의 긍지를 배웠다고 한다.

  저자의 스승인 이토는 「과일에 제철이 있듯이 책에도 ‘철(때)’이 있다」고 말한다. 그는 「오래된 책도 제철이 찾아온다. 우리가 팔고 싶은 책이 아니라 손님의 타이밍에 맞는 책이 팔린다. ‘이런 책을 읽고 싶다’하는 공감이 형성되어 있어야 한다 -31쪽」며 서점원이 한 권의 책을 판매하는데 있어 “일군다”라는 표현을 자주 사용했다고. 저자는 스승 이토의 가르침을 받아 저자는 「내가 특별히 염두에 둔 것은 서점을 ‘일구는’ 것 -46쪽」이라며 농사를 지을 때 논밭을 ‘일구는’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이야기한다. 

  동네서점에서 일하는 서점원에게 있어 “책을 일군다”는 표현은 딱딱한 “책을 판다”라는 문장보다 신선하게 다가오는 것 같다. 누가 책을 일군다고 표현할까. 책을 판매하는 서점뿐만 아니라 지역에서 장사를 하는 사람들에게 핵심을 짚어준다.

  책 본문 중에 「서점 직원과 손님이 서점 매장이라는 토양을 일구어 이 책 한 권을 심었을 때 어떤 꽃이 피고 열매를 맺을까. 그 꽃과 열매를 상상할 수 있는 책이 바로 우리가 ‘팔고 싶은 책’이다.」 이 부분을 보게 되면 저자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서점을 보여준다. 즉, 동네서점을 한다는 것은 나 혼자 책을 판매하면 되겠지 라는 안일한 생각이 아닌 그 지역에 생활하는 사람들과 함께 어울리고 소통하면서 서점을 일궈나가 사람들과 책과의 만남을 통해 꽃도 피고 열매도 맺는다는 것이다.

  결국, 동네서점의 미래는 과거와 같이 단순히 책과 사람만을 연결해주는 장소가 아니라 지역과 사람을 연결해주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그렇게 동네서점은 우리가 오늘 가야할 곳이며, 오늘 할 일이 되어주는 장소로 만들어 나가야 한다. 

<2017 출판문화론 / 언론홍보학과 3학년 송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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