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능과 행복은 어떤 관계가 있을까?
<앨저넌에게 꽃을>이라는 책에서 지능이 높을수록 행복할 것이라고 생각하던 사람이 있다. 바로 주인공 찰리이다. 찰리는 아이큐가 60밖에 되지 않아 늘 무시당했지만 남들처럼 평범해지고 싶어서 지능을 올리는 실험적인 수술을 한다. 책에서는 수술 후 아이큐가 285까지 오르며 나타나는 감정적 변화와 주위 사람들의 변화에 대해 보고서 형식으로 작성되어있다. 이 책을 읽고 난 후 무언가 씁쓸함과 애잔함이 남았다. 남들과 같이 똑똑해져서 평범한 대화를 나누고 소소한 행복을 찾고 싶었던 찰리는 수술을 하고나서 전보다 더 외롭고 고독한 나날들을 보내며 자신의 정체성을 찾지 못하고 방황한다.

  지능이 낮아서 늘 사람들에게 무시를 당했지만 그것조차 깨닫지 못했던 찰리는, 오히려 지능이 높아진 이후에 깨닫게 되는 사실들에 충격을 받는다. 세상의 모든 사람이 다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던 찰리가 깨닫게 되는 감정들은 비난과 부끄러움, 분노와 의심이었다. 그리고 찰리는 높은 지능이 살아가는 데 있어서 그리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찰리가 느끼는 외로움, 고독, 슬픔 등이 고스란히 서술되고 있어서 우리 사회의 편견과 선입견, 우월주의와 같은 것들이 우리를 더욱 힘들게 하는 것이 아닌지 생각이 들었다.

수술 후 찰리가 느낀 것에 대한 대사

  얼마 전에 우연히 알게 된 사람 중에 언어장애가 있는 젊은 남자가 있다. 내가 아르바이트하는 카페주변을 매일 서성거리던 사람인데 이 주변에 편의점을 차리러 서울에서 제주도로 내려왔다고 했다. 처음에는 자꾸 말을 거는데 약간 이상해보여서 멀리했었지만 알고 보니까 20살 때 아버지 심부름을 가던 중 크게 교통사고가 나서 한 달 만에 의식을 찾았고 그 때 언어장애가 생겼다고 했다. 직업을 구해봤지만 장애에 대한 사람들의 좋지 않은 시선 때문에 적응을 못했던 그는 마음 편히 일할 수 있는 편의점을 차릴 것이라고 했다. 그렇게 편의점 차리는 게 꿈이 된 그는 장애가 있지만 열정이 넘치는 사람이었다. 편의점을 열기 전에 가게주변에 매일 서성거리며 유동인구를 파악하고 분석했다. 젊은 나이에 사고를 당한 것이 안타까워서 나도모르게 동정심을 가지고 바라보았는데 의외로 너무나 열정적이고 힘든 상황에서도 노력하며 행복해하는 모습에 내가 색안경을 끼고 바라본 것은 아니었나 하고 반성하게 되었다. 그 사람을 힘들게 하는 것은 자신이 언어장애가 있다는 것보다 세상이 언어장애를 가진 자신에게 편견과 선입견을 가진다는 것이 아닐까하고 생각했다.

  앞으로 내 기준이 아닌 그 사람의 입장에서 진심으로 이해하도록 노력해야겠다. 그리고 이런 노력은 우리 사회에서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모든 사람은 지능과 관계없이 누구나 존중받아야한다. 지능이 낮은 사람들과 소외된 사람들에 대한 편견을 없애고 그들의 입장에서 그들을 바라볼 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도서관에서 책을 고르다 우연히 발견한 이 책으로 인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약간 어렵기도 했지만 재미있었고 과학과 인간 윤리, 찰리 같은 장애인들에 대한 생각들, 인간관계 등 사회적인 면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찰리를 통해 우리사회의 통념적인 진리에서 벗어나 인간적으로 바라보는 사회의 따뜻한 시선이 필요함을 다시금 일깨워주는 책이었다.

<2017 출판문화론 / 언론홍보학과 3학년 백다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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