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이민을 생각했던 많은 사람들은 제주에서 산다는 것은 아침 저녁으로  바다를 보고 한라산을 음미하며 살면 되는줄 알았다고 한다. 그러나 제주 만의 독특한 문화와 사람들로 제주에 이주해 ‘살기’는 예상보다 쉽지 않았고, 제주이민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많은걸 겪어야 했다.만만치 않은  제주 이주자들의 삶을 가장 가까이에서 보고,함께 살고 있는 제주사람에게   제주에  ‘살기’  위해 꼭 필요한게 무엇인지 그 해답을 들어봤다.

<편집자주>

제주농업기술센터 고봉철 계장
"낮은 자세로 다가서야 제주 사람들과 어우러져 살 수 있어"

“처음 제주도에 올 때는 농사를 너무 쉽게 생각하고 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입버릇처럼 말했던  ‘은퇴하면  농사나 짓지  뭐..’ 그 농사가 생업이 되면 그렇게  만만하고 쉬운게 아니거든요. 농사 초보들은 보통 1년도 안되서 포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분들이 있고, 그 의지에 연구까지 더해서 정말 열심히 농사지어서 성공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낮에는 밭에서 일하고  밤에는 공부하고 연구하고, 특히 유통에 강한 분들이 있는데, 제주도 사람들이 그동안 해결하기 어려웠던 유통의 문제를 척척 해결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쯤되면 마을 사람들도 인정하게 되죠. 이주민과 제주사람이 어우러져 살려면 끈기가 필요합니다. 포기하지 않는 그 끈기에 자연스럽게 마을의 일원으로 받아들이게 되는 거죠. 인생이 마라톤인 것처럼 제주살기도 마라톤 입니다. 끈기만 있다면 누구나  성공 할 수 있죠. 그리고 자존심을 버려야 합니다. 도시에서 살았던 생각, 예전에  자신이 갖고 있던 사회적 지위를 잊고 자존심을 버리고 낮은 자세로 다가서야 비로소 제주 사람들과 어우러져 수 있습니다.”


임정민 국제가정문화원장
"봉사 통해 풍요롭고 따뜻한 제주됐으면"

“제주로 이주해서 사는 외국인은  물론이고, 제주로 와서 사는 많은 이주민들을 만나고, 교육하는 일을 20년 가까이 해왔습니다. 다들 이주하면 먼저 생각하는 게 지자체에서 행정에서 무엇을 해주는가에 초점을  맞추더라고요. 요즘은  워낙 행정서비스가 잘 되어 있어서. 무엇이 먼저냐가 중요합니다. 먼저 인사하고 찾아가야 돼요. 행정이, 지자체가 나에게 무엇을 해줄까가 아니라 내가 할 게 무엇인지, 이 지역을 위해 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 찾아보고 행동하는 것이 중요하죠. 그게 바로 봉사입니다. 먼나라에서 시집온 외국인 며느리들도 지역을  위한 봉사를 먼저 시작한답니다. 제가 만나본 이주민들도 재능기부를 원하는 분들이 참 많더라고요. 제주로 오는 이주민들은 다양한 분야에 지식과 기술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그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이루어지는 재능기부와 그런 재능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연계프로그램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봉사하고자 하는 마음들이 모아지면 훨씬 더 풍요롭고 따뜻한 제주가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제주에서 다함께 행복하게 사는 방법은 ‘봉사’라고 생각 합니다.”

 

고수년 구엄리 부녀회장
"살암시민  살아집니다"

“처음에 마을에 이사 와서 살 때는 인사도 잘하고 막 친해지려고 노력도 많이  하는것 같은데, 시간이 좀 지나면 그러지 않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그러다보니  조금 친해지려다 어색해지고 서로 거리감이 느껴지고, 제주도 사람들은 낮에 거의  다 일하러 가죠. 도외에서 내려오신 분들은 밤에 일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시간 때문에 결국 자기네끼리 어울리게 되더라고요. 처음이나 나중이나 한결 같이 서로 노력해야죠. 도시에서는 안 그랬겠지만  제주는 마을 행사에 잘 참여해야 금방 친해지거든요. 부녀회 활동도하고, 마을회관에도 자주 들르고 ,서로 친해지려고 노력하고, 그러다보면  함께 행복하게 살아지는 것이 아닐까요? 처음에 몇 번 해보다가 제주사람들하고 친해지기 어렵다고 결론 내리고 마음의 문을 닫지 말고 한결같은 마음으로 함께 살암시민 살아집니다.”

 제주사람들과 제주로 이주해온 사람들이 함께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방법은 복잡하고 어려운게 아니었다. 자존심을 버리고 가장 낮은 곳에 자리하려는 마음, 받으려하지 않고 먼저 베풀고 변하지 않는 그 마음들이 차곡차곡 돌담처럼 어우러지면 되는 것이었다.
서로 다른 모양의 돌멩이 하나하나가 어우러져 비바람을 이기듯, 제주사람들과 제주로 이주한 사람들도 서로 어우러져 하나가 되어야 제주에서 태풍도 이기고 매서운 겨울 바람을 견디며 살 수 있을 것이다.

 제주를 찾는 많은 이주자들로 소소한 문제들도 생겨나고 있지만 ,제주사람들과 이주자들이 어우러져 또 다른 제주의 모습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제주에서 행복하게 살아가려는 이주자들의 끊임없는 노력이 있는 한 제주는 여전히 행복한 섬으로, 살고 싶은 섬으로, 꿈꾸는 섬으로 남을 것이다.<2017 신문제작실습/김성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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