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하면 빼놓을 수 없는 자연 중 하나인 오름. 제주의 오름은 태생부터가 육지의 산과는 다르다. 한라산의 화산 활동으로 생긴 약 368개의 오름은, 서로 다른 모양이며 그 매력은 가지각색이다. 오름을 오르면 신선한 공기, 탁 트인 시야, 자연이 주는 아름다운 경관을 함께 느낄 수 있다. 가벼운 마음으로 오를 수 있고, 많은 시간이 들지 않기에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다. 오름마다 특징적인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어 제주도민 뿐만 아니라 관광객들에게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오름이 많은 사람들에게 주목 받기 이전인 1999년부터 꾸준하게 오름을 사랑한 오름꾼들이 있다. 1999년 4월 23일 처음 오름 산행을 시작한 그들은 18년간 매주 토요일 오름과 함께한다.

따사로운 햇살이 내렸던 지난 4월 29일, 오후 1시 50분 제주축협주차장. 그곳에서 오름 동호회 ‘오름오르미들’을 만났다. 그들은 매주 토요일, 이곳에서 산행을 나선다. 멀리서 긴장한 표정으로 다가오는 우리를 밝은 표정으로 반겨준 그들, 덕분에 들뜬 마음을 가진 채 산행을 시작할 수 있었다.

“제주도에 존재하는 368개 오름들을 한 두 개씩 오르다 보니, 오름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며 오름을 같이 느끼고 싶어 오름오르미들을 결성하게 됐습니다." (동호회원 강창성)

저지오름을 오르는 오르미들의 모습

오름 탐방에 가장 중요한 변수인 날씨. 그마저도 그들이 오름을 오르는 날에는 조용하게나마 도움을 준다. 혹여나 비가 내리는 날에는 실내 답사로 대체하기도 한다.

“매주 토요일에 모여 산행을 하는데, 비가 온 적은 거의 없었어요. 만약 비가 올 때는 박물관, 4.3유적지를 방문하는 등 제주 문화 탐방에 나섭니다.” (동호회원 홍성은)

그들에게 오름은 제주의 묘미이자 선물이다.

“오름은 제주인들의 삶의 흔적이 남아있는 자연 생태계의 보고입니다. 육지 사람들도 올레 길에서 오름으로 가고 있습니다.” (동호회원 홍성은)

오름에 대한 올바른 지침서가 없던 시기에 많은 사람들에게 오름의 매력을 알리고자 회원들이 직접 책을 쓰기도 했다. 이름 하여 ‘제주의 오름 368’

“다방면으로 오름을 제대로 널리 알리기 위해 2008년 오름 안내서인 ‘제주의 오름 368’을 발간했습니다. 오름에 대한 전반적인 사항을 소개한 동시에 회원들의 답사기까지 실어 놓아 오름을 소개하는데 좋은 자료가 되었죠.” (동호회원 김승태)

당시 오름 걷기 열풍을 주도한 제주의 오름 368. 이 책은 도민 뿐 아니라 관광객에게도 좋은 길잡이가 됐다. 이 외에도 ‘2005년 오름길라잡이’, ‘2017년 오름오르미들 1000회 山行誌’ 등을 발간하며 오름의 가치를 알리고 있다.

또한 오르미들은 오름 가꾸기 봉사활동과 시각장애인과의 산행을 꾸준히 행해오고 있다.

오름길라잡이를 점자로 옮겨 발간한 이후 인연을 맺어 그들의 눈과 발이 되어 함께 오름을 오른다.

오름 가꾸기는 지정된 오름에서 환경정화 활동과 모니터링을 한다. 탐방객들의 불편을 덜어주기 위해 오름에 가서 청소도 하고, 모니터링을 통해 개선해야 할 점을 논의하기도 한다. 이러한 노력으로 2011년 우수 오름 단체로 선정되기도 했다.

오름을 사랑하는 마음을 널리 알리기 위해 오르미들은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도 제주의 자연을 보호하고 오름의 가치를 알리는 활동은 물론 시각장애인과의 산행 등을 꾸준히 펼칠 계획입니다.” (동호회원 손승천) 

지난 4월 8일 1000회 산행의 꿈을 이룬 오르미들

"오름을 오르면 일상 속에서 받는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자연과 호흡 할 수 있습니다. 맑은 공기를 마시며, 건강 유지하는 데도 좋을 뿐더러 다음 날을 활기차게 시작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됩니다. 오름을 좋아하는 분들도 저희와 함께 오름을 오를 수 있는데요. 오르미 홈페이지를 보면 금주 답사란에 답사 정보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참여하고 싶은 분은 금주의 답사란을 보시고 지정된 장소로 나오면 회원들과 산행에 동행 할 수 있습니다.” (동호회원 홍성은)

오르미들은 단순히 오름을 오르고 끝내는 것이 아닌 꾸준한 산행과 연구,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자연과 함께 호흡하며 산행을 하는 그들. 산행을 통해 행복한 삶을 살아가고 타인에게 공유하는 그들이 진정한 오름 사랑꾼이 아닐까. 오름을 보전하며 오름의 가치를 널리 알리는 활동은 앞으로도 계속 될 것이다.

오름을 오르며 나누는 그들의 이야기, 땀방울, 발걸음이 오름 속에 스며들어 제주의 오름은 더욱 활기차다. 앞으로 그들의 행보가 더욱 기대된다.

<2017 신문제작실습 / 오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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