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학기 시작 후 가장 걱정되는 것은?”에 대해 알바천국 설문조사에 의하면 1위 경제적 문제, 2위 취업, 3위 학점, 4위 아르바이트, 5위 교우관계, 6위 통학문제가 통계되었다. 이 통계자료를 통해서 대학생들의 고민에 대해 이야기하려 한다.<편집자 주>

대한민국에서 취업한 학생이라면 이런 질문 한 번쯤은 받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어느 회사 다녀? 연봉은 얼마야? 정규직이야? 등등. “밥 먹었어?”라고 안부를 묻는 말처럼. 어리숙한 사회 초년생들은 자신의 위치를 폭로함과 동시에 스스로 씁쓸한 등급을 매긴다.

 

‘취업한다’는 것은 단순히 돈을 벌기 시작하는 것일까?

퇴사 후 재취업한 김경덕을 만나보자.

 

‘제주대 의전원 학위수여식, 총장상 곽전원’

제주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원장 주승재, 이하 의전원)은 15일 제주대병원 대강당에서 ‘제5회 학위수여식’을 개최했다.

△총장상 = 곽전원 △의전원장상 = 권수진 △제주대학교병원장상 = 박병선 △대한의학회장상 = 이호원 △대한의사협회장상 = 김경덕

‘제주대 의전원 학위수여식, 총장상 곽전원’. 서귀포 신문. 2016.01.15.

기사를 쓰던 사람에서 기사의 등장인물이 되기까지 6년이란 시간이 걸렸다

 

김경덕 레지던트는 제주에서 자랐고 제주대학교 언론홍보학과를 졸업한 후 서귀포 신문 기자로 3년간 활동하다가 이후 제주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을 수료하여 지금은 서울대학교병원 내과에 근무 중인 풋내 나는 레지던트이다.

 

▲의사가운을 입고 있는 김경덕 내과 레지던트의 모습

 

현재 근무지와 전 직장이 매우 다른데, 전 직장의 선택이유가 궁금하다.

취업을 원하는 수도권에 유명 언론사를 목표로 삼고 매일 신문을 정독했어요. 당시에 주요 일간지, 지역 일간지 모두 이명박 당선 기사들로 지면을 채울 때 유독 서귀포신문이 눈에 들어왔어요. 서귀포 신문만 토평동 쓰레기 매립장 갈등 문제를 다뤘거든요. 그때 생각했죠. 10년 후, 100년 후 지금 이 시기를 역사로 기억할 때 어느 기사가 더 가치 있는가에 대해서. 너도나도 떠드는 저 유명한 이야기 말고 내 주변에 평범한 서민들의 일상을 다룬 이야기가 더 소중할 것이란 생각이 들었죠. 풀뿌리 신문에 대한 매력을 느꼈고, 서귀포신문사에 무작정 찾아가서 편집국장에게 열심히 할 테니 뽑아달라고 했죠. 채용계획도 없었지만 제 진심이 잘 전달되어서 첫 직장에 취업하게 되었습니다.

 

기자 생활 동안 예상치 못한 돌발 상황이 많았을 텐데 기억에 남는 일화는 없었는지.

돌아가신 분들 기사를 썼을 때 기억이 나요. ‘당신을 기억합니다’ 코너를 만들어서 서귀포시에 돌아가신 내 주변 이웃들이 어떤 인생을 살았고, 남은 이들에게 어떤 추억을 안겨줬는지 간략하게 다뤘죠. 장례식장 기웃거리며 주소지 얻고 취재를 했는데 죽음에 대한 거부감이 컸던 분들에게 소금 세례를 맞은 적이 두어 번 있던 것 같아요. 처음에는 취지를 이해해주지 않아 속상해서 울며 집에 오고는 했는데 지금은 아득한 추억으로 남네요.

 

본론으로 넘어가서 전 직장에서 퇴사한 이유는?

서귀포신문에 3년간 근무를 하면서 나름 즐겁게 일했어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포함해서 다양한 분야에 대한 공부도 계속했고요. 그런데 한편으로는 끊임없이 한 분야에 전문성을 갖추고 싶은 생각이 계속 들었어요. 제가 제일 관심 있는 분야인 의학에 대해서 깊고 넓은 지식을 갖추고 싶었죠. 저의 20대는 의미 있는 삶이란 뭘까 계속 고민했던 시기였어요. 어차피 한 인생을 살다가 죽는데 이왕이면 의미 있는 삶을 살고 싶었어요. 누구나 병들고 죽게 되는데 이들의 고통을 줄여주는 일을 하고 싶었죠. 감기만 걸려도 하고 싶은 일 못 하고 삶의 질이 순간 저하되잖아요. 그래서 의사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현재 근무지와 전 직장이 매우 다른데, 이직이 힘들진 않았는지.

다양한 인재를 양성하는 취지의 의학전문대학원 제도가 있어서, 언론홍보학과를 졸업한 저도 의사가 될 수 있는 길이 열려 있었죠. 직장을 관두고 8개월간 의학전문대학원 시험 준비를 했어요. 그때 당시에 사귀던 남자친구랑 헤어지고, 집에서는 백수라 눈칫밥 먹고, 생소한 분야의 공부라서 독학이 어렵고, 나날이 힘들었을 때가 있었죠. 속상해도 뭐 별다른 방법이 없으니 그냥 공부만 했어요.

 

이직. 만족하는가?

의사로서 환자들이 앓고 있는 증상이 호전되면 보람 있지만, 환자들 상태가 더 나빠지면 뭘 잘못했을까, 뭐가 부족할까 고민을 늘 하면서 끊임없이 공부해야만 하는 일입니다. 생각했던 것보다는 직업적인 스트레스가 많아요. 아직 만족, 불만족을 판단하기에는 이른 시기인 것 같아요. 직업적으로 성숙해지기 위해 계속 노력하는 중입니다.

 

재학 중인 혹은 대학 졸업 후 취업을 준비하는 친구들에게 말해주고 싶은 ‘취업’이란?

취업이라는 건 대학 졸업하고 한순간 고민하는 20대의 문제가 아니라 일평생 씨름할 문제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일단 부딪히라고 말하고 싶어요. 저의 첫 직장도 사실 그냥 뽑아달라고 떼쓰는 식이었죠. 젊어서 더욱 무모할 수 있어요. 취업을 준비하는 데에 있어서 자신의 성향을 파악하고 주변 사람들 이목을 고려하고, 월급도 계산에 딱 맞는 직장을 구하는 것도 훌륭하겠지만, 사실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하거든요. 나름 ‘직관’을 믿고 밀어붙이는 것도 중요하다고 봐요. 일하면서 한계에 부딪히고 고민하면서 자신이 무엇을 원하고,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깨달았던 것 같아요.

 

그 외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주변 사람들이 저에게 넌 너무 이상적이야라는 말을 하곤 해요. 이름난 신문사도 아닌데 서귀포신문에 무작정 들어갈 때도, 또 관두고 의사하겠다고 덤벼들 때도 같은 말을 들었죠. 어느 책에선가 ‘현실’이라는 급류 속에서 ‘이상’이란 나무 막대기와도 같은 것이라는 문구를 좋아해요. 급류 속에 제 인생이 그저 흘러가도록 내버려 두지 말고 막대기 잡고 저항하라고 말하고 싶어요. 그것이 온전히 자신 위한 삶을 사는 방식이라 믿기 때문입니다.  <2017 신문제작실습 / 김민경>

 

키워드

#N
저작권자 © 제주대언론홍보학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