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스텔 마당에서 잡초를 제거하고 있는 이은희(47)씨

사람들은 누구나 한 번쯤 자신이 원하는 곳에서 원하는 삶을 살아가기를 꿈꿔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은희(47)씨는 48평형 18세대의 객실과 대형식당, 바베큐장, 주차장, 매점시설을 갖춘 아마스빌 호스텔 사장이다. 이씨는 자신과 가족들이 꿈꿔왔던 제주에서의 삶을 위해 육지에서의 모든 생활을 접고 제주로 이주했다.

“가족들 모두 살기 원하는 곳에 가서 살아보자, 그렇게 해서 결정한 장소가 제주도였어요”

경기 광주에서 방과 후 교사를 했던 이은희(47)씨는 지난해 1월 제주로 이주했다. 건설회사 간부직에 근무하던 이씨의 남편 최진영(46)씨가 2남 2녀의 가족부양과 정년임박에 대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고 이로 인해 가족들과 의논을 하던 중 가족 모두가 원하는 곳에서 새롭게 살고자 자주 여행을 왔던 제주로 이주를 결정했다.

“제주에 와서 조용하고 공기도 맑고 뭐랄까 편안한 매력에 빠졌죠, 또 저희 가족이 제주도를 제일 좋아하게 된 이유 중 하나가 도시는 건물로 막혀 있는데 제주도는 항상 넓은 시야로 볼 수 있어서 좋다고 생각했어요.”

지방이 풍기는 매력, 편안함과 안정감은 이씨 가족의 이주 결정의 큰 도움이 됐다. 도심 생활 속에서 흔히 겪을 수 있는 갑갑함과 매연 등 환경적인 문제가 제주에서는 비교적 매우 적었기 때문이다. 또한 이씨는 ‘제주는 범죄율이 적고 도심보다 교통도 안전하다며 자녀들이 청소년들의 자유분방함을 만끽할 수 있게 되어 더욱 안심이 된다’라고 밝혔다. 이씨의 가족 모두가 꿈꿔왔던 일상 인 셈이다.

하지만 이씨의 이주생활이 마냥 원활한 것은 아니었다. 이씨 부부는 자녀들이 모두 학교에 다니게 되었을 때부터 직장 생활로 인해 주말부부 생활을 10년간 했다. 하지만 이주 온 후 주말부부가 아닌 하루 종일 내내 붙어있는 부부생활을 하게 되면서 여태껏 겪지 못했던 부부간의 사소한 불협화음을 겪어야만 했다.

“제주로 이주 오니까 남편도 직업이 없어지고 저도 직업이 없어졌잖아요. 온전히 하루라는 시간을 같이 있게 되다보니까 그러면서부터 오는 불협화음이 나타나더라고요. 그래서 그것을 극복하는 것이 좀 어려웠어요.”

이씨가 제주에서 호스텔 사업을 애초부터 원했던 것은 아니었다. 귀농생활을 원했던 이씨의 남편 최씨가 제주에서 농사를 짓기 위해 교육까지 이수했지만 2남2녀의 대가족을 부양하기엔 매우 큰 규모의 농사를 지어야만 했고 생전 농사 경험이 전혀 없던 최씨가 그러한 농사를 짓기까진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남편이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게 내가 뒤에서 뒷바라지를 해야겠다 생각하고 있었는데 주변에 펜션을 조그맣게 하고 계시는 학부형들이 계시더라고요. 얘기를 들어보니까 펜션을 운영하면 식생활에는 문제가 없을 것 같아서 나도 펜션을 운영해봐야겠다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얼마 지나지 않아 이씨는 자신과 같은 계획을 지닌 학부형 A씨를 만나게 되고 때마침 운영할 수 있는 펜션을 찾게 되어 A씨와 동업을 결정키로 했다. 그렇게 된 것이 지금의 아마스빌 호스텔이다. 하지만 아마스빌은 이씨와 A씨의 계획보다 큰 규모의 호스텔이었고 운영경험이 적었던 둘은 난관에 봉착해야만 했다. 난관을 이기지 못한 A씨가 결국 동업에서 도중하차했지만 이씨는 끝까지 노력하여 난관을 뚫고 현재까지 호스텔을 운영 중이다.

제주시 애월읍 신엄안3길 101에 위치한 아마스빌 호스텔

“호스텔 뒤편에 밭이 많거든요, 기회가 된다면 그 곳에 괌에 PIC호텔 같은 리조트를 세워서 운영하고 싶어요”

아직 이씨는 아마스빌 호스텔을 소유가 아닌 임대를 하고 있다. 이씨는 기회와 여건이 된다면 호스텔을 인수해 뒷편에 있는 밭을 공사하여 방문객들이 자유롭게 다양한 레저생활을 즐길 수 있는 리조트를 건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제주로 이주 온만큼 자연과 친해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제주에 와서 도시의 편한 생활을 누릴려고 하면 정착하기 어렵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거든요.”

이씨는 제주로 이주 오는 이주민들에게 자연과 친해져야 한다고 당부하면서 원주민(도민)들과 소통하기 위한 노력을 한다면 더욱 정착하기 쉬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도민들에게는 분리수거와 주차와 같은 질서유지를 잘 지키지 못한 부분이 아쉽다고 말했다. 도민들이 주의를 기울여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2017 신문제작실습 / 고상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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