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주, CUJU'의 슬로건

“‘손님은 왕이 아니다, 손님은 친구다’라는 슬로건으로 더 나은 외식 산업을 제공하기 위해 ‘쿠주, CUJU’ 라는 저희만의 외식 브랜드를 만들었어요. 손님들에게 술집으로 인식되기보다는 와서 같이 놀고 즐길 수 있는, 친근하고 편안한 놀이 문화 공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지난 2016년부터 제주 대학로에서 젊은이들 사이에 이색 술집으로 입소문 난 ‘쿠주, CUJU’ 를 만든 공동창업자 이 제인 씨(여, 26)의 말이다. 천편일률적인 대학로의 술집 속에서 우뚝 설 수 있었던 쿠주의 행보를 들여다봤다.

╺창업을 결심하게 된 계기는?

▲그 전에 우선 제가 속해 있는 ‘청년사장들’이란 단체에 대해 먼저 설명을 해드릴게요. ‘청년사장들’은 더 나은 외식 산업을 만들기 위해 청년들이 모여 만든 외식 서비스단체로 ‘장사는 이윤을 남기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남기는 것이다’라는 철학을 가지고 운영을 하고 있어요. 여기에 ‘손님은 왕이 아니다, 손님은 친구다’라는 서비스 정신을 가지고 저와 ‘청년사장들’ 대표를 포함한 4명이 ‘쿠주, CUJU’ 라는 외식 브랜드를 탄생시켰죠. ‘Can U Join US?’의 약자로 ‘우리랑 같이할래?, 같이 하자’ 이런 의미를 담고 있어요.

'쿠주, CUJU'의 의미를 담은 현판

╺처음 창업을 결심했을 때 주변반응이 어땠는지?

▲사실 제가 원래 제주도 사람이 아니에요. 집 근처도 아니고 아주 머나먼 제주까지 내려와서 한다 하니 가족들의 반대가 엄청 심했어요. 걱정도 많이 하시고. 사실 저 혼자 내려와서 하는 거였다면 겁이 나서 용기도 못 내고 시작도 못했을 거예요. 하지만 ‘청년사장들’ 안에서 우리가 함께 만들어나가고 싶은 확실한 목표가 있었고, 그런 점을 가족에게 잘 설명함으로써 불안하지 않게끔 설득을 잘 할 수 있었던 거 같아요. 주변 친구들이나 지인들은 제주도에 매장 하나 맡아서 하고 있다고 하면 다들 부러워하기도 하고요.

'쿠주, CUJU'의 공동창업자 4명

╺쿠주만의 차별화된 운영방식과 손님들과의 파티, 어떻게 하게 되었는지?

▲처음 오신 분들은 다 놀라셔요. ‘저기요’가 아니라 ‘제인’이라고 이름으로 부르고 하이파이브도 하고. 쿠주라는 이름에 걸맞게 저희는 손님들과의 소통을 중요시하고 있어요. 매장을 찾아오는 손님들이 친구네 집에 놀러 오는 기분을 느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런 점들이 타 매장들과의 차별화된 점이라고 할 수 있죠.

매장에서 일하다 보면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게 돼요. 그래서 여기서 만난 사람들끼리 더 친해졌으면 하는 마음에 일요일에 파티를 하기 시작했죠. 또, 저희도 일주일 내내 영업을 하는 것보다는 하루 쉴 겸해 ‘다 같이 놀까? 같이 놀래?’이런 의미도 있고요.

소소하게 매장에서 고기 구워 먹고 술 마시면서 놀 때도 있고, 어떨 때는 ‘예체능 데이’ 와 같은 컨셉을 잡아 볼링을 치러 가기도 하고. 이제까지는 일주일마다 미리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에 공지하고 진행했었는데 앞으로는 한 달 플랜을 미리 짜 볼 계획에 있어요.

╺창업을 준비하거나 가게를 운영하면서 힘들었던 점은?

▲ 이게 프랜차이즈가 아니고 말 그대로 창업이잖아요. 매장 컨셉, 인테리어부터 시작해서 매장 메뉴 선정, 운영 레시피 등 하나부터 열까지 직접 해야 하는 거라서 쉬운 일은 아니었어요. 정신적, 물질적으로도 힘들었구요. 하지만 저희 4명이 동업을 하자고 결심했을 때 ‘가게 하나 해보자!’라는 그런 단순한 생각으로 한 게 아니었어요. ‘장사는 이윤을 남기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남기는 것이다’라는 ‘청년사장들’의 철학을 이루자는 확실한 목표가 있었죠. 그래서 그런지 과정들이 크게 힘들게 느껴지지 않았어요.

밤늦게까지 회의하고 페인트 작업도 나름 재미있게 했어요. 굳이 힘들었던 점 하나를 뽑자면 자본이 넉넉하지 못했던 점? 돈이 많지 않아서 예쁘고 원하는 인테리어 용품들을 마음대로 사지 못했다는 점? 그래서 최대한 절약하면서 가게를 꾸몄던 거 같아요. 벽에 직접 글씨도 새기고, 빈 병 주워서 꾸미고. 그래도 나름 예쁘지 않나요? (웃음)

가게를 운영할 때 힘든 점은 사실 재미있어서 딱히 없지만, 마음처럼 몸이 따라주지 않을 때나 너무 바빠서 일만 하게 될 때. 그럴 때 찾아온 손님들에게 신경을 잘 못 써주고 보내게 되면 속상하고 마음도 너무 안 좋고 죄송스러운 마음에 가끔 자괴감도 들고 그래요.

╺가게를 운영해오면서 뿌듯했던 기억은?

▲워낙 여기가 손님이랑 소통을 많이 하는 매장인 만큼, 손님들이랑 편하게 얘기를 할 때가 제일 기쁘고 즐거운 것 같아요. 또, 전에 방문했을 때 즐거웠던 기억을 갖고 다시 찾아와서 ‘제인 언니, 제니 언니~’하면서 이름을 기억해 줄 때도 엄청 뿌듯해요. 젊은 손님들이 막 신나게 놀면 저희도 일하면서 덩달아 기분이 좋아져서 막 힘이 나서 장사를 하기도하고. 가끔 직장인이나 나이가 좀 있는 분들도 오시는데 그분들이 저희에게서 열정 있고 파이팅 넘치는 에너지를 얻고 간다고 말씀해 주시기도 해요. 그런 말 들으면 엄청 보람 있고 장사할 맛이 난다고 말할 정도로 뿌듯해요.

╺쿠주의 최종 목표는?

▲손님들에게 술집으로 인식되기보다는 와서 같이 놀고 즐길 수 있는, 친근하고 편하게 오고 갈 수 있는 놀이 문화 공간을 지향하고 있어요. 스타벅스 같은 카페들이 단순히 커피만 마시는 공간이 아닌 누구는 책도 읽고 모임도 하고, 데이트도 하는 공간이 된 것처럼, 쿠주도 그런 놀이문화 시설, 문화공간, 휴게공간이 되기를 바라요. “혼자 심심한데 오늘 뭐 하지, 할 것도 없는데 그냥 쿠주나 갈까?” 와 같은 가벼운 마음으로 방문해주셨으면 해요. 이를 통해 쿠주만의 문화적 가치를 만드는 게 저희의 최종 목표입니다.

'쿠주, CUJU' 공동창업자 이 제인 씨

한편 제인 씨는 인터뷰 말미에 청년 창업을 꿈꾸는 청년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며 메시지를 전달했다.

제인 씨는 “연예인들을 보면 겉모습이 화려하고 여유 있는 것처럼, 외식 창업도 성공한 결과물이 존재한다는 점 때문에 많은 사람이 너무 쉽게 생각한다”라고 언급했다. 하지만 이어 “마냥 행복해 보이는 연예인들도 그 뒤에는 엄청난 희생과 고통이 존재하는 것처럼, 창업도 작은 부분까지 신경 써야 하는 노력과 투자가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눈에 보이는 것과 실제로 느껴지는 것의 괴리감이 엄청 크다며 직접 느낀 창업의 이상과 현실에 대해 전했다.

가게를 창업한다고 했을 때, 마냥 멋있고, 좋아 보여도 실제로는 전문지식과 자본은 물론, 사람을 다루는 능력 등 하나부터 열까지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많다는 점이 현실이라며 창업에 대해 막연한 꿈을 가지고 있는 청년들을 꼬집어 주었다. 제인 씨는 “자신만의 목표를 세우고 신념을 확고히 해서 진지하게 임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그녀는 최근 “파도 한 번 일렁이는 것에 내 계획들이 얼마나 알량한 것인가를 깨닫게 된다. 그래서 계획에 앞서서 목표를 세워야 한다. 목표를 세우면 그 계획들이 아무리 무너져도 방향성을 잃지 않는다”라는 감명 깊은 글을 읽었다며 당시의 감정을 말했다.

“무슨 일을 하든지 실패로 인해 회의감이 들 텐데, 자신만의 확고한 목표를 가지고 실패하더라도 좌절하지 않고 자신의 길을 갔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말하며 자신이 너무 겁을 준 것 같지만 뭐든 도전할 때, 너무 가벼운 마음보다는 신중한 마음으로 임했으면 좋겠다며 진심을 담아 말을 전했다.

단순 술집이 아닌 쿠주만의 문화적 가치를 만들어 나가고 싶다는 제인 씨의 목표는 아직도 현재 진행 중에 있다. 제인 씨가 전한 확고한 목표와 계획들의 중요성은 창업을 꿈꾸는 청년들뿐만 아니라 모두에게도 필요한 자세가 아닐까. 치열한 현실 속에서 자신의 색을 잃어버린 청춘들이 자신만의 목표를 세워 앞으로의 꿈을 이뤄나가길 바란다.<2017 신문제작실습 / 조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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