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중음악에서 밴드는 오래전부터 이어져 오고 있다. 락 밴드가 많던 예전과 달리 요즘은 다양한 장르를 하는 밴드가 많아졌다. 이는 몇 년 전 한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밴드를 하던 팀이 우승을 하고 그들의 음악이 음악차트에서 1위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밴드 붐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제주도에서도 밴드를 하는 많은 사람들 중 관악기와 제주어를 사용해 월드 뮤직이라는 생소한 장르의 음악을 하는 9명의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제주도에서 열리는 각 종 행사에 초청되는 것은 물론 이제는 제주도 대표 밴드라고 할 수 있는 사우스카니발(South Carnival)이다. 사우스카니발을 결성 후 6년 동안 밴드를 이끌어가고 있는 리더이자 보컬/트럼펫 담당인 강경환(38)씨를 만나보았다.

◇ 밴드 결성과 멤버

△ 제주시 노형동에 위치한 연습실에서 연습중인 사우스카니발의 모습.

- 사우스카니발 결성 계기와 멤버 모집 9명인 이유가 궁금하다.

“ 직업이 밴드인 밴드를 만들어 보고자 음악을 하고 있던 친구들을 모아 이런 음악을 같이 해보는 게 어떨까라고 권유를 했다. 그 중 ‘이 음악 좋은 것 같아요’라고 말한 친구들과 밴드를 하게 됐다.  월드뮤직은 악기가 많이 들어가는 장르라 최소 15명은 있어야 한다. 여러 여건으로 9명으로 구성되어 활동 하다 보니 1인 3역을 할 때도 있다. 나중에는 15명까지 늘리고 싶다. 현재 멤버 수를 유지하는 이유는 앨범에서 들었던 것을 최대한 라이브를 구현하기 위해서다. ”

- 사우스카니발 멤버들과 악기도 좀 바뀌었던데.

“모든 사람들이 다 제 생각 같지 않다. 취미 밴드였으면 멤버들이 바뀌지 않았을 거다. 밴드가 직업이고 모든 인생을 여기에 올인 해야 하니까 바뀌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악기 같은 경우는 저희가 처음엔 레게 스카밴드로 나왔고 그 틀에 가둬지더라. 작년에는 제가 여러 가지 상황으로 스트레스를 받아 사랑과 평화를 노래하는 레게음악이 안 써졌다. 그러다 보니 하드 코어 음악들이 나오게 됐고 악기도 조금씩 바뀌었다."

◇ 작곡과 작사 그리고 제주어

- 곡을 직접 쓰시던데 어디서 영감을 받아 곡을 작업하고 보통 작업 기간은 어느 정도 되는지.

“어릴 때 책을 정말 안 읽어서 상상으로 쓰질 못한다. 직접 느끼고 체험하는 것으로 곡을 만든다. 첫 사랑과 관련된 이야기로도 곡을 쓰기도 했고, 라이딩이나 여기저기 다니면서 상상도 하고 공상도 하다 떠올리면 곡을 만들었다. 밴드나 음악 하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자기 파트가 아닌 다른 파트도 다 다룰 수 가 있다. 머릿속에서 그림을 그려 놓고 오케스트라처럼 ‘네가 이 리듬을 연주하고 있을 때 너는 이 리듬을 연주하고’ 이런 식으로 상상한다. 그 자리에서는 주제만 잡아 놓고 디테일한 작업은 작업실에서 한다. 작업기간은 곡마다 다 다르다. ‘타지마할 선과장’은 3분만 에 나온 곡이고, ‘LOVE SONG'이랑 ‘간세다리’는 1년 반이 걸렸다. 쉬워서 3분 어려워서 오래 걸린 것이 아니라 그때그때 심리 상태나 집중하는 관심사가 있는지 없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 정규1집 수록곡 ‘고라봐야’가사 일부 (가사제공 : 네이버뮤직)

- 발매된 곡들을 보면 제주어를 사용하던데 이유가 있나.

“제주어를 홍보하는 홍보단, 제주어 전도사라고 많은 분들이 오해를 하시는데 그런 건 아니다. 작품에는 진정성이 담겨야 듣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 메인 스트림에서 유행하는 음악을 제가 지향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내가 잘 할 수 있는 그대로를 표현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처음 만든 곡에 후렴부를 표준어로 썼는데 그 표현이 정확하게 표현이 안 됐다. 그래서 일상생활에서 쓰는 제주어를 써보자 해서 사용하게 됐다.”

- 제주어를 사용하다 보면 가사의 아귀가 안 맞을 때도 있을 텐데.

“자메이카 음악인 스카는 같은 언어인 영어를 쓰는 미국사람들도 알아듣기 힘들 정도로 ‘르~’ 나 ‘뜨’처럼 쎈 발음이 있다. 이런 부분이 제주어랑 비슷하다. 그래서 라틴음악이나 스카, 중간 미 있는 스페인이나 포루투갈 언어를 쓰는 장르에 제주어를 붙인다.”

◇과거와 현재

- 밴드를 처음 시작했을 때와 데뷔 하고 나서 크게 변화된 점이 있을 듯하다.

“많이 있다. 오래 돼서 달라지기 보다는 13년도에 ‘헬로 루키’, ‘케이 루키즈’ 선정되고 ‘EBS 스페이스 공감’ 출연을 기점으로 주위에서의 대우가 많이 달라졌다. 공연장 가면 우리는 초대가수에 대기실을 따로 주기도 한다. 무엇보다 가족들에게 인정받았다는 점이 가장 중요한 부분이자 많이 달라진 점이다.”

- 외적이 아닌 내적으로 달라진 점은 없는 가.

“목표가 달라졌다. 이 밴드를 만들었을 때 펜타포트 메인 스테이지에 가는 것과 스페이스 공감 무대에 서는 것이 목표였다. 13년 14년도에 목표를 이루었다. 목표를 이뤘다고 마음가짐이 나태할 때가 아니다. 그래서 ‘그래미어워드’라는 이루기 힘든 목표를 정했다. 이를 이루기 위해 한국 대중음악상 노미네이터, 오리콘 차트라는 구체적인 계획이 있어 우리만의 음악을 하며 더 달릴 예정이다.”

◇문화예술 정책과 음악을 시작하는 어린 친구들

△연습실에 있는 작업실에서 인터뷰 중인 강경환(38)씨 모습.

- 제주도에서 활동하면서 문화예술에 관한 정책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저는 이런 부분에서 다른 예술인들과 다르게 생각하고 있다. 음악을 한다거나 음악을 직업으로 삼겠다고 했을 때 주변에서 뜯어 말릴 것이다. 나 또한 그랬다. 근데 그 뜯어 말림에도 불구하고 본인이 선택한 것이기에 따라오는 리스크는 감수해야 한다. 다들 처음에 저희가 스카라는 브라스 밴드를 하겠다고 했을 때 ‘너희가 무슨 관악기 밴드를 해?’, ‘스카가 뭐야?’,‘라틴 너희가 할 수 있어? 절대 못해.’라며 다들 인정하지 않고 웃었다. 근데 노력하고 진정성을 담으니 그 사람들 마음을 하나씩 돌리는 것을 봤다. 정책지원도 이 같이 생각한다. 가망성이 없는 사람들에게 해주는 것이 정책 지원이 아니라 정말 다 갖추어 졌는데 조금만. 불씨만 당겨주면 정말 잘 될 거 같은 사람에게 해주는 게 정책지원이라고 생각한다.”

- 오디션 프로그램 영향으로 음악 하는 사람들이 많아 졌다.

“6~7년 전 만해도 대중음악 시장에는 아이돌이 90% 이상 차지했다. 음악 오디션 프로그램 으로 ‘버스커버스커’가 우승과 음악차트에서 1등을 하고 어쿠스틱이 음악시장 40% 차지했을 때 기분이 좋았다. 다만 세상에는 많은 장르의 음악과 창법이 있는데 이들이 잘 되고 유행한다고 해서 따라가는 현상은 좋지 않다. 여러 사례들로 성공을 위해 음악을 시작 하는 친구들이 있다. 음악을 성공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 음악을 하고 있는 그 자체를 즐기고 좋아 해야 한다. 메인 스트림도 좋다. 하지만 본인들의 색깔을 가지고 남들이 좋아 하지 않아도 꾸준히 하다 보면 10년 20년이 지나 남들이 다 인정할 만한 작품이 나올 거라 생각한다.”

◇대중들에게 한마디

- 기사를 읽을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

“냉정하게 대중분 들도 될 거 같은 밴드나 아티스트들에게 전폭적인 응원과 지원을 해주고 안 될 것 같은 사람들에겐 관심을 끊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들은 배제해도 된다. 앞으로 친구들에게 그래야 한정되어 있는 문화예술 예산이 정말 될 거 같은 아티스트한테 간다. 그러니 대중 분들의 정확한 눈과 귀로 사사로운 감정 없이 정말 될 거 같은 친구들에게 아낌없는 박수와 관심을 줬으면 좋겠다.”

 인터뷰를 마치고 강경환씨는 멤버들과 함께 연습을 시작했다. 성공의 지름길인 대중적 장르가 아닌 본인들이 정말 하고 싶은 음악을 합주하는 그들의 모습은 즐거워 보였다. 사우스카니발은 오늘도 자신들의 목표에 다가가기 위해 새 음반을 작업 중이다. 이들이 여기까지 걸어오며 느꼈던 제주도 문화 예술 정책에 대한 변화에 대한 이야기. 음악을 새로 시작하는 친구들에게 보내는 진심어린 충고의 메시지들이 인터뷰를 통해 전해졌으면 한다.

<2017 신문제작실습 / 김효정>

키워드

#N
저작권자 © 제주대언론홍보학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