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제가 이 책을 처음 소개받았을 때 들었던 기분은, 대체 무슨 의미로 이런 제목을 지었냐는 감정이었습니다.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페미니즘 소설인가? 여자들이 전쟁에 참전 못했다는 것을 비탄하는 성평등 수필인가? 뭐 독후감을 쓰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읽어야 하는 또 다른 재미없는 수필 책이겠지.첫 페이지를 여는 순간 저는 제 예상이 전부 틀렸다는 것을 인정해야만 했습니다. 가장 크게 빗나간 부분은, 이 책의 마지막쯤에 가서야 제 감동을 불러일으키는 중요한 부분이 나오겠다고 생각한 것이었습니다. 이는 미숙한 생각이었습니다.
벅차오르는 그 얼굴언론홍보학과 2020102104 서정현 10살의 어느 날, 엄마는 동생이 생겼다고 말했다. 자그마치 10살이나 먹은 나에게 갑자기 동생이 생겼다니. 친구들 누구에게도 10살 차이나는 동생이 있단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인지, 동생이 생겼다는 기쁨보다는 당황스러움이 컸다. 모든 것이 새로웠다. 새 생명을 잉태한다는 것은 참으로도 놀라운 일이었다. 엄마의 배는 풍선을 불어놓은 것처럼 하루가 다르게 불러갔다. 배가 불러올수록 엄마 뱃 속의 동생과 나는 친해져갔다. 꼬물이라는 태명도 지었고, 태명을 딴 노래도
나는 초등학교 4학년 때까지 충청북도 옥천에 위치한 군서면 동평리라는 곳에서 살았다. 군서는 사람이 드문 촌 동네였다. 내가 다녔던 집 앞 5분 거리의 군서 초등학교의 전교생은 60명 내외였다. 그 중 10명 정도는 내가 살았던 동평리 마을 곳곳에 살았다. 우리는 수업이 끝나면 악속이라도 한 듯 모여 놀았다. 특히 학교 가까이였던 동평리는 가장 놀기 편한 곳이었다. 나보다 5살 많은 우리 오빠는 동네 친구가 1명 밖에 없었던 나와 달리 친구가 많았다. 5명의 오빠 친구들은 나를 여동생처럼 아껴주고 잘 놀아줬다. 그 중에서도 옆 집에
Ⅰ. ‘한강’의 작별 속으로 10대 시절 한강 작가의 ‘채식주의자’를 읽었다. 내가 느낀 ‘채식주의자’는 진한 아픔을 담고 있었고 날것의 느낌이 나는 문장들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하지만 신선한 주제와 글의 흐름이 책에 시선을 머물게 했다. 심각하게 한 자 한 자 곱씹으며 본 만큼 책 분위기가 기억에 선명했다. 쉽지 않은 내용에 마음 편히 책을 읽을 수는 없었으나, 그때 책을 읽으며 느꼈던 묘한 감정을 꼭 다시 경험하고 싶었다. 그래서였을까. 수업에서 한강 작가의 작품을 다시 마주했을 때 얼른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한강 작가가 쓴
나에겐 징크스가 있었다. 2학년은 힘든 해라는 것. 2018년, 고등학교 2학년이었던 그 해도 징크스가 어김없이 나타났다. 매일 아침, 전날 맞춰놓은 알람 소리에 미루다 겨우 무거운 눈을 억지로 떴다. 내 상태를 대변해주는 축 늘어지게 걸린 교복을 느릿느릿 챙겨 입고 등굣길에 나섰다. 학생들이 가득한 길에 나도 무거운 발걸음을 옮겨 일상을 시작했다. 학교에 도착한 후 시간은 눈 깜빡 한 번이면 식사 시간, 두 번이면 종례 시간이었다. 교실 앞쪽 천장에 달린 조그마한 검정 스피커에서는 나를 급히 부르는 소리가 들리고, 나는 길게 자리
"미얀마에서 군사 쿠데타가 일어난지 1년 4개월이라는 시간이 지났어요. 우리는 미얀마에 어떤 관심을 가지고 있나요?"'도서출판 모래알'의 대표이자, 성공회대 정치학과에 재학 중인 대학생 김시연(23) 군이 인터뷰를 시작하자 먼저 기자에게 던진 질문이었다. 김 대표는 "우리나라의 일이 아니라고 해서 이렇게 무관심해서는 안 된다"고 단호히 말하며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했다.김 대표는 중학교 시절 '어떻게 하면 글을 잘 쓸 수 있을까?'에 대해 고민하다 글이 빼곡하게 쓰인 신문을 읽기 시작했다고 했다. 신문을 꾸준히 읽다 보니 정치, 사회
“행복한 가정은 모두 모습이 비슷하고, 불행한 가정은 모두 제각각의 불행을 안고 있다.”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는 우리네 삶 속 불행의 기원을 아득히 훑으며 첫 구절을 시작한다. 우리가 세상에 나와 처음 만나는 소사회인 가족은 누군가에겐 단단한 버팀목이지만, 누군가에겐 일생을 뒤흔드는 존재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쉽사리 해방될 수 없는 관계이다. 가족이 한 덩어리로 묶이는 건 불문율과 같으므로, 불행을 나누어 메고서라도 함께 살아갈 뿐이다.1. 우리의 불행은 우리의 것우리 가족 역시 나름의 이유로 불행한 가정 중 하나이다. 나는
나에게 있어 ‘책’은 평소엔 읽지도 않다가 고민이 생겼을 때, 또는 깊은 생각에 잠겼을 때, 그리고 위로를 받고 싶을 때 등 무언가 필요로 할 때에만 찾았던 존재였던 것 같다. 그런 나를 돌아볼 때면 “참 이기적이다”라는 생각을 종종 하기도 했다. 책을 쓴 저자는 그럴 때에만 읽혀지는 책이길 바라지 않을 것이기에 괜히 책을 쓴 저자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그럼에도 책은 항상 내 주변, 내 삶 가까이에 함께 있어주곤 했다. 마치 필요로 할 때에 자신(책)을 찾아서 맘껏 위로를 받아도 괜찮다고 손짓하는 것처럼 말이다.이번 출판문
이 책을 선택하게 된 이유는 남편도 나도 교훈을 받고 싶어서이다. 이 책으로 주인공 하디자는 무함마드의 첫 아내의 살아왔던 인생에 대해서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 7세기에 사우디 아라비아는 이슬람교 오기 전에 전세계에 가장 못 된 사회가 산 나라라고 한다. 여성의 권리를 다뤄보자면 여성은 동물보다도 낮은 단계에 있었다고 할 수 있다. 여성을 물건처럼 사고팔고 여자가 태어난 집이 가장 불행했고 여자 애가 7-8살 되면 아버지들이 여자 애를 죽지 않은 채로 무덤에 묻어버리는 것이 일반적인 일이었다.여성은 두 가지로 분리되었다. 하
‘가족독서릴레이‘라는 과제를 받고 나서 머리가 세게 멍하였다. 나 스스로도 독서를 좋아하는 편이 아니면서 이상하게 가족들이랑 있을 때 오히려 과묵해지고 말도 없어지고 서먹서먹해서 그런지 이걸 내가 과연 해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처음에는 가득했었다. 나에게 고등학교 시절이란, 되게 사춘기 같았다고 생각한다. 고등학교 시절, 동생과도 자주 다투고 엄마 아빠와도 많이 싸우면서 자라왔기 때문이다. 또한, 고등학교부터 가족들과 떨어져 혼자 자취를 하였는데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가족 간의 대화 또한 줄어들었으며, 어느 샌가 가족과 함께 있는
가족 독서 릴레이를 진행하기 위한 책을 선정할 때 어떤 책을 골라야 할지 많은 고민이 들었다.흥미 위주의 책을 골라야 하는지, 교훈이 되는 책을 골라야 하는지, 실용적인 책을 골라야 하는지 등 좋은 책은 너무나도 많고 그 중 선택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고민이었다.그래서 나는 ‘본질’을 찾기로 하였다. 의 가장 중요한 ‘본질’은 무엇인가? 우리 가족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공통 사는 무엇일까? 가족 모두가 고민하고 있고, 배우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중년의 나이로 들어가 삶의 앞과 뒤를 동시에 바라보고 계시는 부모님
나: “엄마! 내가 가족독서릴레이를 하게 됐는데 이게 뭐냐면 이러이러해서 이렇게 하는거야! 그래서 다 같이 읽을 책 골라야 돼서 상의하려고 전화했어!”엄마: “에엥? 뭘 그런 걸 해 책 읽을 시간이 없는데..”나: “그래도 가족끼리 하는 거라 같이 해야 돼~ 엄마 재미있게 읽었던 책이나 읽고 싶은 책 없어?”엄마: “재미있는 건 모르겠는데 읽었던 책 중에는..”나: “응응 뭐 있어?”엄마: “어린왕자 같은 책 해도 되나? 어린왕자를 엄마가 옛날에 읽었다가 결혼하고 너희 낳고 공부하면서 다시 읽었는데 그때 읽으면서 그렇게 눈물이 나서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에 관심이 있어 활동하면서 ‘여성 연대’를 배웠다. 하지만 페미니즘에는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았다. 관심을 두지 않기 보다는,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말하기가 두려웠었다. 가장 가까운 학교 커뮤니티만 봐도 알 수 있듯이, 페미니즘을 논하는 순간, 그곳은 서로를 헐뜯는 혐오의 공간이 된다. 주변 친구들과 이야기할 때에도 마찬가지이다. 페미니즘에 대한 생각을 꺼내는 순간, 나를 바라보는 시선부터 달라지기 시작한다. 나는 그런 시선이 무서워 여성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는 것을 두려워했다.『82년생 김지영』이란 책은 나에게
우리 인간들은 살고 있다. 살아간다. 무엇을 위하여 살고 있을까. 무엇을 꿈꾸며 살고 있을까. 삶의 이유는 무엇일까. 단지 태어났다는 이유로 하루하루를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살고 있는 것이 아니라 살아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삶’이라는 하나의 단어에 아주 많은 질문과 생각들이 떠오른다. 책은 우리에게 가까이 존재하며 많은 것을 알고 느끼게 해준다. 잊고 있던 이유와 목표들을 떠오르게 해주고, 정리는 물론 새로운 시각까지도 안겨준다. 나는 책을 읽을 때면 개운해지고 생각과 마음이 차분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래서 복잡하거나
가족 독서 릴레이를 해야 한다고 들었을 때 나는 살짝 좌절했다. 가족들이 잘 참여해줄지가 걱정되었기 때문이다. 엄마, 아빠는 일찍 나가 저녁에 돌아와 밥 먹고 자기 때문에 책을 읽을 시간이 없다. 동생은 군대 갔고 언니는 취직 준비 중이어서 잘 참여해줄지가 매우 걱정이었다. 하지만 먼저 책을 정하고 왜 독서 릴레이를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잘 말만 한다면 해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책을 먼저 골랐다. 책을 선택하는 게 어려웠지만 나름의 재미가 있었다. 곰곰이 생각을 해보니 가족 전체가 함께 책을 나눠서 읽은 적이 없었다. 처음 가
출판에 대한 막연한 궁금증을 해소하려 3학년임에도 불구하고 선택했던 4학년 대상 ‘출판문화 실습’ 수업에서 첫 번째로 받은 과제는 생각지도 못한 ‘가족 독서 릴레이’였다. 나는 현재 가족과 떨어져 기숙사에 살고 있기도 하고, 가족과 하나의 책을 돌려 읽고 이야기를 나눈다는 것은 상상도 해보지 못했기에 시작하기도 전에 막연함이 앞섰다. 다행히 과제를 시작할 때쯤엔 모든 수업이 비대면으로 진행되고 있어 본가인 대구로 향했다. 어떻게 말해야 하나 과연 해준다고 할까 등등 많은 고민이 되었지만 결국 답이 나오지 않아 저녁 식사시간에 냅다
1. 가족(책고르기) ‘가족독서릴레이’ 처음 시작부터 난항이었습니다. 평소, 가족과의 대화는 거의 하지 않은 채 각자 방에서 자신들이 할 일(?)만 하던 가정이었기에. 독서릴레이를 함에 있어 저 혼자 읽고 싶은 책만을 읽으면 안 되기에, 어떻게 하든 얘기는 해봐야 될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입이 안 떨어지더라고요. 자연스럽게 이거에 관한 얘기를 하자니 너무 갑작스럽게 말을 하는 것 같고, 과제를 들먹이면서 얘기를 하자니 필요하니 찾는 것 같고. 지나가는 말로는 얘기를 많이 했는데, 목적을 가지면서 긴 얘기를 해보려고 하니
나는 내 감정에 솔직하지 못한 사람이다. “혹시, 저 사람이 나를 안 좋게 생각하지는 않을까?” 라는 꼬리표가 늘 따라다녔다. 마냥 괜찮은 사람이 되고 싶은 마음에 분명 나와 다른데도 열심히 호응하고 맞장구를 친다. 이렇게 부정적인 감정은 감추려 부단히 애를 썼다. 하지만 이러한 나도 혼자 있는 시간을 즐길 때면, 감정이 매우 풍부해진다. 마음을 건드리는 영화나 드라마, 책을 감상하다가 슬프면 한없이 울고, 화가 나면 진정이 될 때까지 분을 삭인다. 이럴 때면 겉과 속이 다른 모습에 종종 회의감에 빠지고는 했다. 이러한 나를 지독한
같은 날 같은 얼굴을 하고 태어난 두 사람이 있다. 바로 소설 의 주인공 ‘진진’이의 엄마와 이모다. 쌍둥이로 태어난 두 사람은 결혼 전까지 너무나도 비슷한 삶을 살았다. 크게 어렵지도 크게 풍족하지도 않은 집안에서 평범하게 살다가 각자의 남편을 만나 결혼한 후부터 삶의 방향이 달라진다. 초판본이 1998년에 나온 꽤 오래된 소설의 주인공으로써, 진진의 엄마와 이모는 선을 보고 처음만난 사람과 결혼을 한다. 그러니까 둘 중 누가 어느 남편을 만나게 될지도 그저 선착순에 지나지 않았던 그 결혼으로 두 사람의 삶은 전혀 다른 길
나의 국적은 몽골이다. 하지만 내가 어렸을 때부터 가족(부모님, 여동생, 남동생)과 일본에서 살고 있다. 그래서 나는 몽골어보다는 일본어를 잘한다.과제로 가족독서릴레이를 한다고 들었을 때는 먼저 가족과 관련한 책을 읽고 싶다고 생각했다. 가족이라고 해도 서로 책 취향이 다르기 때문에 가족과 관련한 책이면 읽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流しの下の骨』(소란한 보통날)나는 먼저 인터넷에서 일본어로 가족관련 책을 검색했다. 어떤 일본 책 소개 사이트에서 『流しの下の骨』(소란한 보통날)이라는 책을 발견했다. 작가는 제가 중학생 때부터 좋아했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