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독서 릴레이 과제를 받고 나는 ‘우리 가족들과 이것을 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부터 앞섰다. 모두 바빠서 가족들과 앉아서 밥을 먹어 본지도 참 오래된 것 같고 평소에는 얼굴도 보기 힘들다. 특히 나는 언니, 오빠와 많은 대화를 나눠본 적이 없다. 오빠와는 7살, 언니와는 14살 차이로 나이차이가 많이 나서 그런지 우리 남매는 다른 가정의 남매들처럼 같이 보낸 시간이 많지 않다. 나는 그래서 조금 특별하게 언니, 오빠와 이번 독서 릴레이를 진행해보기로 마음먹었다. 하지만 책을 고르는 것부터 난관이었다. 대학원생인 오빠는 평소에 책
제주에 내려와서는 좋은 날들의 연속이었다. 목표했던 것들을 하나씩 이뤄가고 있었고 도시생활에서 벗어나 즐기는 모든 것들이 새롭고 행복했다. 여름이면 바다에 들어가 스노쿨링과 낚시를 했고 봄가을에는 알록달록한 꽃구경을 하러 거리상관없이 동서남북을 돌아다녔고 겨울에는 흰 눈이 펼쳐진 설산에 올라 하얀세상을 만끽했다. 내게는 자연이 곧 즐거움이었다.행복한 순간도 잠시 아버지가 하늘나라로 떠나는 인생에서 가장 슬픈 순간이 찾아왔다. 혼자 남겨진 엄마가 걱정돼 여기서의 생활을 접고 고향으로 돌아갈 생각을 했지만 엄마가 “나때문에 오는 거라면
‘너는 집안의 기둥이다.’, ‘네가 이끌어야 한다.’ 지금까지 집에서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다. 나는 의도치 않게 장손으로 태어났다. 그리고 아직도 집안의 어른들께서 만나실 때마다 앉히고 하시던 말씀을 기억한다. 시간이 지나 부모님께 대들기도 하고 어른들이 저런 말씀을 하실 때마다 자리를 슬며시 피하는 재주도 부리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나는 집안의 기둥이었다.가족 독서 릴레이 책으로 호밀밭의 파수꾼을 선정한 가장 큰 이유는 이제 내가 우리 집이라는 호밀밭의 파수꾼이 되고 싶어서였다. 그동안 파수꾼 역할을 하시며 외롭게 가정을 지켜오
□ 우리는 각자 다른 삶을 각자 다른 농도로 각자 치열하게 살아간다. 크게 보면 국민이, 사회가 그렇고 작게 보면 내 친구들, 그리고 가족들이 그러하다. 이 책을 선택한 이유도 그렇다. 어머니와 아버지 당신들이 걸어온 삶을 나는 잘 모르고, 동생이 무슨 생각을 하며 학창 시절을 보내고 있는지도 잘 모른다. 그럼에도 각자의 자리에서 가족이라는 이름 아래 따뜻하게 뭉친다. 이 책을 처음 읽으며 느꼈던 감정은 다른 사람들은 이 를 뭐라고 생각할까? 하는 궁금증이었다. 연예인들에게는 가 대중들이 주는 사랑과 인기일 수도 있겠
part 1 : 위로를 받으세요 가족 독서 릴레이책을 선정할 때 우리 가족에게 의미 있는 책이 무엇일까 고민하다가 짧으면서도 여운을 주는 ‘시집’을 읽는 것이 좋으리라 생각했다. 시를 읽으면 마음이 차분해지고 하나의 소재에 따라 여러 가지 감정이 북돋아 오른다. 그리고 내 경험을 떠올려 보는 시간을 가지고 그때의 생각이나 느낌을 정리한다. 바쁘게 살아가는 오늘날, 결말이 궁금한 소설은 자주 읽더라도, 시집은 잘 읽지 않는다. 하지만 시집을 통해 우리가 영감을 얻고, 위로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 가족 독서 릴레이를 통해 우
Part1. 무드셀라 증후군과 페인트모든 것이 잊혀 간다. 살아가는 삶이 아닌 버텨내는 삶으로 달력을 가득 채웠고, 방황의 종착역을 알지 못해 우리 가족은 그 어떤 정거소에서도 내릴 수 없었다. 그날의 추위와 빈부격차에서 오는 박탈감은 나침반의 방향 감각을 상실케 했다. 빙하기 시대를 굳건히 견뎌낸 초창기 인류는 그날의 추위와 빈곤의 고통을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까.구약성서에 등장하는 무드셀라(노아의 할아버지)는 969살까지 살았던 인물로 장수의 대명사로 일컬어진다. 그는 나이가 들수록 과거를 회상할 때마다 좋은 기억만 떠올렸다. 이
가족 독서릴레이를 진행하기 앞서, 어떤 책을 골라야 할 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가족과 함께 릴레이를 하기 때문에, 뭔가 나와 가족이 함께 접점을 있는 무언가를 찾고 있던 와중에 나는 무작정 책밭서점을 향했다. 책밭서점에는 다양한 책들이 마치 태평양처럼 넓게 펼쳐져 있었으며, 수많은 책들을 보면서 나는 더욱 선택장애가 왔고 몇 번이고 서점을 둘러보던 찰나, ‘나는 그럭저럭 살지 않기로 했다.’라는 책이 내 시야에 들어왔다. 이 책을 간단히 소개하자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현재의 안정에 만족하며 삶을 살아간다.인생을 바꾸기엔 그에 동반하
부모님은 책을 사랑하셨다. 낡고 협소한 집 한 켠을 떡하니 차지한 커다란 책장 3개가 이를 방증한다. 어린 나에게 그 책장은 사다리 타듯 오르는 정복의 대상이었고, 수십 권의 책 중 만화책을 찾는 - 별 소득은 없었으나 - 탐구의 대상이었다. 그렇게 부모님의 서재는 낡고 정 들은 것이었다. 어머니의 책장은 이상 문학상 작품집이 1980년부터 빼곡하게 정돈되어 있다. 국내 문학을 즐겨 읽으셨지만 막심 고리키나 모파상의 작품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아버지는 주로 종교서적을 읽으셨다. 그 중 칼빈의 성경주석 전집이 가장 눈에 띈다.
처음 가족독서 릴레이라는 과제를 듣게 되었을 때 많이 당황했었다. 솔직히 책이랑 가까운 사이가 아니고 독서를 해본 지도 오래되었기 때문이다, 그뿐만 아니라 가족과 함께하는 독서 릴레이여서 가족들이 책을 읽어줄까라는 걱정이 먼저 앞섰다. 형은 육지에서 살고 있고 나는 공부를 하고 있어서 가족들 모두 집에 있는 시간보다 밖에 있는 시간이 더 많고 가족들 얼굴을 보는 날이 손에 꼽을 정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처음에는 걱정이 많았다. 그래도 가족들에게 이번 과제인 가족독서릴레이에 대해 설명했다. 바쁘다고 거절할 줄 알았던 걱정과는 달리
우리가족의 공통점이 뭘까? 과제를 처음 받고 제일 먼저 떠오른 생각이었다. 우선 우리 가족은 모두 B형. 하지만 좋아하는 것, 성향, 성격, 가치관, 꿈 모두 달랐다. 문득 어렸을 적 아빠 차를 배에 싣고 떠났던 남도 여행이 생각났다. 담양, 목포, 여수, 경주 등 우리나라의 남쪽을 아빠는 운전을 하고 엄마는 옆자리에서 지도를 보며 돌아다녔던 추억이 아직도 나에게는 행복하게 남아있었다. 그리고 코로나가 기승을 부리기 전 올해 1월에 할머니까지 함께 다녀왔던 ‘경주’ 여행 역시 모두에게 좋은 추억이 되었다. 그래서
시작하다요즘 우리 가족에게 책이란, 일하랴 집안 살림하랴 바쁜 엄마에겐 먼 존재. 드라마에 빠진 아빠는? 책? 전혀 관심 없음. 수능 본 지 얼마 되지 않은 남동생에겐 잠시 멀리하고 싶은 존재일 것이다. 마지막으로 취직 준비하는 여동생은 책이 기출문제집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 가족 독서 릴레이를 진행해야 한다고 들었을 때, 쉽지 않을 것 같다고 예상했었다. 아무래도 사람 수가 5명이나 되다 보니, 평소에도 기념일이 아니면 한자리에 모이기 쉽지 않다. 그런데 독서 릴레이라니... 하지만 이런 상황이
“보통은 엄마가 아이를 데리고 병원을 가는데 네 아빠는 항상 자기가 병원에 갔어. 어느 날은 네가 감기가 걸려서 소아과를 갔는데, 병원 원장이 ‘이 아이는 기관지가 태생적으로 안 좋습니다.’라고 말하니깐 아빠가 의사 멱살을 잡은 거야. 진료실에서 한바탕 난리가 났지. ‘왜 우리 애한테 안 좋다고 함부로 말하냐.’며 그렇게 애지중지했어. 죽는 그 순간까지. 아빠는 공기다 누군가 나에게 스케치북을 주고 ‘엄마의 얼굴을 그려봐’라고 말한다면 엉성하긴 해도 완성은 시킬 수 있다. 하지만 나에게 아빠의 얼굴을 그리라고 한다면 아주 희미한 원 하나를 그릴 것 같다. 아빠는 내가 태어나고 생후 몇 개월이 채 되지 않아 폐암으로 죽었다. 이젠 그 사실이 슬프지도 부끄럽지도 않다. 나
책은 늘 집 안 곳곳에 함께 있었지만 내 주변을 맴돌 뿐 이었다. 어렸을 때 엄마는 독서논술을 가르쳤고 항상 나와 동생이 읽었으면 하는 책을 사다 놓고는 했다. 그렇게 쌓인 책들은 거실 한쪽 벽면을 가득 채웠고 자리가 모자라 책장에 담지 못한 책들은 박스 안에서 자신들이 빛 볼 날 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렇듯 나에게 책이란 오랫동안 가까이 있어 익숙해져버린, 그래서 소중함을 잊고 지낸 가족과 같은 존재였다. 가족독서릴레이 책을 선정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였다. 마냥 가벼운 책을 고르는 건 내가 원치 않았고 그렇다고 무거운 책을 읽기에는 가족들의 상황을 고려해야했다. 혼자서는 결정을 내리지 못할 것 같아 엄마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그러자 3일을 고민했던 나와 달리 단 몇 초 만에 해결책을 제시했다.
먼저 가족 독서 릴레이를 하기 위해 어떤 책이 좋을지 고민을 하다가 도서관에서 한번 찾아봐야겠다고 생각해서 도서관에 갔다. 많은 책들 사이에서 어떤 책이 좋을까 하다가 무언가 가족들이 함께 읽는 책이기에 선뜻 내 취향으로 고르기가 힘들었다. 그러다 문득 눈에 들어오는 책이 바로 ‘아버지는 말하셨지’ 라는 책이였다. 뭔가 제목부터가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워 줄수 있다고 생각해 이 책을 선정하게 되었다. 우리 가족은 아버지, 어머니, 형, 그리고 나로 구성된 4인 가족이다. 형은 대학교 진학을 서울로 하여 명절 때 아니면 얼굴을 보기가 힘들다. 아버지는 환갑을 넘기셨고 어머니도 곧 환갑을 바라보고 있는 나이셨다. 우리를 위해 이렇게 고생하시면서 살아오셨는데 나는 그 흔한 사랑한단
사실 책을 고르기 까지 많은 고민이 있었다. 나를 포함하여 우리 가족들이 읽을 책이기에 너무 적당히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은 주제의 지루하지 않을만한 책을 원했다. 그렇게 눈에 띈 책이다. . 이 책에서는 어느 날 8년 후에 지구와 소행성이 충돌하여 종말할 것이라는 사실이 일반인들에게 공표된다. 소행성과 지구의 충돌이라니, 이건 아마도 인류 최후이자 최대의 스펙타클이 될 것이다. 그 스펙타클이 올 때까지 남은 8년 동안 사람들은 무얼 하면서 살까?사람들이 지구 종말을 8년 전에 알게 된다는 사실과 함께, 작가는 또 한 가지 기술을 발휘하여 작품의 배경을 종말 3년 전으로 설정한다. 발표 직후도 아니고 그렇다고 종말 직전도 아닌 중간의 시간을 작품의 배경으로 선택했다. 발표 직후의 패닉과
그날은 친한 친구들끼리 모여 부산에 여행을 갔던 때다. 제주로 돌아오기 전, 마지막 날. 우리들은 계획에 없던 책방 골목에 우연히 들리게 되었다. 책방 골목은 사람 두 명이 겨우 다닐 정도로 비좁았고 책들은 나 좀 봐달라는 듯이 책방을 비집고 넘어 인도까지 나와 있었다. 이전부터 글 읽는 걸 좋아했던 나는 이렇게 골목길을 걷는 것만으로 책에 둘러싸인 느낌이 너무 좋아 몇 년이 지난 지금도 그때의 느낌을 생생히 기억한다. 친구들과 두런두런 이야기하며 골목을 거닐고 있을 때쯤 어느 책방 사장님께서 우리들을 불러 세웠다. 그리고는 이런저런 책들을 보여주면서 책을 추천해 주기 시작했는데 말솜씨가 얼마나 좋은지 나도 모르게 7권이 세트인 책을 사버렸다. 후에 공항으로 향하면서
우리말에 가장 짧은 시간 단위는 "찰나" 라고 한다. 찰나의 시간은 75분의 1초이다. 우리는 매 순간 찰나의 연속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우리는 이순간을 살아가야만 하고 살아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 찰나의 순간에 살아가면서 우리는 누구를 의지하면서 살아가고 있는가? 매 순간이 찰나이기 때문에 모든 사람은 매 순간순간 본인의 찰나의 의지 속에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즉, 내가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하면서 살아가고 있다는 증거이며 누군가의 도움을 받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그 찰나에는 누군가의 도움을 받을 시간적인 여유가 없다. 스스로 자기본인의 삶에 의미를 부여하고 내 주간적인 삶을 살아가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과연 인간은 변할 수 있을까? 먼저 자기의
처음 가족 릴레이 독서를 해야 한다고 들었을 때 나는 솔직히 자신이 없었다. 가족들과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또한 내가 좋아하는 책의 장르는 추리와 판타지인데 가족들이 과연 읽어줄까, 다들 책을 좋아하는 것 같은데 각자의 취향이 다 다르기 때문에 걱정이 많이 앞섰다. 그렇게 어떤 책을 골라야 할지 고민을 하며 여러 책을 찾아보다가 에세이가 비교적 다들 가볍게 읽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을 했다. 그러다가 이병률 시인의 『끌림』이라는 책이 눈에 들어왔다. 『끌림』은 여행에 관련된 에세이다. 이 책이 눈에 들어온 이유는 여행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또한 가장 큰 목적은 이 책을 읽고 모두가 여행을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하는 것이었다. 제일 최근 가족 모두가 함께 갔던 여행
가족들과 같은 책을 돌려보기 위해 제주도에서 서울로 택배를 보냈다. 우리가족의 제주도에서 서울이라는 물리적 거리는 5명의 가족이 책을 다 돌려본 후 한마음으로 좁혀졌다. “올해 추석은 꼭 갈게요” 라는 말을 지키기 위해 올 추석에 맞춰 서울로 올라갔다. 그리고 할머니 댁인 경남 합천에 가기위해 우리 가족은 이른 새벽 눈곱도 때지 않은 채 차에 올랐다. 이번 추석은 나와 아빠가 운전을 교대로 하기로 했다. 그리고 나머지 가족인 엄마와 올해 서울에 취직한 제주도 사람인 친척여동생은 뒷자리에 타자마자 곯아 떨어졌다. 평소 시골에 가기위해 운전할 때 졸음운전을 피하기 위해 조수석에 탄 사람은 끊임없이 말을 걸어준다. 먼저 운전대를 잡은 아빠와 많은 얘기를 나눴지만 1~2시간이 됐을 때
“걱정 말라, 잘 써주마”독서릴레이를 부탁드리자 결혼 전 작가가 꿈이었다는 엄마가 자신감을 드러내셨다.“그니까요~ 엄마 아가씨일 때 서점에서도 일했다면서요? 글 잘 쓰시잖아요”어릴 적부터 몇 번인가 들은 정보를 바탕으로 약간에 아부를 곁들여 쐐기를 박았다.내가 선택한 독서릴레이 책은 그 유명한 ‘어린왕자’였다. 하나, 집에 있는 책일 것. 둘, 분량이 짧을 것. 셋, 나에게 의미있는 책일 것. 독서릴레이 시작하기 전 혼자 나름대로 정해본 이 3가지 조건을 만족시키는 최적의 책이었다. 앞에 2가지 조건이야 뭐 아무 책이나 만족 시킬 수 있었지만 마지막 조건이 어려웠다. 혹시나 우리 가족에게 의미있는 책이 있을 까 기억을 더듬어 봤다. 내 기억 상으로 만화책이랑 동화책 제외하고 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