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나는 9살에 이미 1인출판사를 경영했다. 이름은 ‘녹차출판사’. 창간호에 이것저것 기사도 썼고, 엄마가 다니던 회사랑 제휴를 맺었다는 광고까지 야무지게 그렸다. 아무도 봐주지 않았지만 나는 아주 진지했다. 그렇게 빈 스케치북을 글과 그림으로 채워가며 무엇인가를 막 썼고, 창간호가 완성될 땐 엄마에게 자랑도 했다. 창대했던 1호를 끝으로 녹차출판사는 폐간했다. (그 때도 출판시장은 불황이었다.) 그리고 폐간된 지 20년도 넘은 지금, 그 출판사가 어떤 책을 출판했는지 지금의 나는 하나도 기억나지 않는다. 그래도 하나 기억나는 건 당시 9살 신인편집장의 업무가 매우 열정적이었다는 것. 생각하면 참 신기했다. 아무도 시키지 않았는데 나는 왜 알아서 출판사를 차리고 들뜬 얼굴로 무엇인가를 막 썼을까?
『위대한 개츠비』는 20세기 최고의 미국 소설이라는 작품성 덕분에 오랫동안 많은 사랑을 받은 작품이다. 사실 나는 이 책은 영화로도 개봉되고 고전명작으로도 매우 유명한 책이기에 구매할 때 고전명작 중 한권이라도 읽어보자는 마음으로 골랐다. 하지만 나는 책을 산지 1년 6개월이라는 시간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이제야 독서를 시작하게 됐다. 고전명작이라는 명성이 따라 붙은 만큼 마냥 쉬운 소설은 아니었다. 이 책의 시대적 배경은 1차 세계대전이 끝난 1920년대 미국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이 시기는 ‘광란의 20년대’라고 불릴 만큼 광란의 시대였다. 경기는 호황을 누리고 있어서 어디를 가나 파티가 벌어지는데 주류의 제조와 판매를 금지하는 금주법이 시행되어, 사회적으로 술을 유통하는
이 책은 아들이 대입 시험에 떨어진후 마지못해 빈곤은 산간에 있는 고향집에 돌아간 후 부터 시작 합니다. 한평생 산길타고 우체부일을 해왔던 아버지가 퇴직을 앞당기고 일자리를 아들 한테 넘겨준다.출근 첫날에 아버지 가 아들한테 신신당부 하고나서도 여전히 걱정이 되서 ,오랜 세월 산길을 같이 걸었던 늙은 개를 데리고 아들이랑 같이 가기로 했다. 세월이 무정하다.아버지는 늙었다.그 건강했던 모습은 사라지고 구부러진 뒷모습 와 불편한 발걸음만 남겨진 세월에 흔적. 이제는 그길을 아들이 이어가게됐다.40kg에 소포를 들고 아들은 300km에 산길을 걸어야 한다.아버지가 따라가는 이유가 뭘까?처음 에는 몰랐지만 책을 읽을수록 그 의미 를 알게 됩니다.아들걱정 하는것도 있겠지만 우체부라는 직업과
처음 도서관에서 책을 고를 때는 표지와 제목이 마음에 들면 바로 빌렸었다. 그러다 나중에는 책을 바로 빌리지 않고 시간을 조금 더 들여 작가 소개와 추천 글들을 살펴보게 되었다. 책의 겉면만 보고 고른 많은 책들을 집으로 가져가서 보면 대부분 내가 생각했던 내용이 아니었을 뿐 만 아니라 내 관심 분야가 아닌 경우도 많았기 때문이다. 그 날도 제목과 표지만 보고 골라온 책들을 도서관 소파 옆 바닥에 쌓아 놓고 작가 소개와 추천 글을 살펴보고 있었다. 그러던 와중에 책 표지만으로는 내용을 짐작 할 수 없는 어떤 책을 집어들게 되었다. 풀이 우거진 숲 속에서 한 손에 우산을 든 묘령의 여인이 쳐다보고 있는 책 표지는 내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다. 작가 소개에 적혀 있는 한 문장이 이 책을 선택하
어느 날 한 남자가 락 밴드에서 퇴출당한다. 그는 분노에 가득 차 자신을 퇴출시킨 밴드가 평생 후회하게 만들기 위해 노력한 끝에 새로운 밴드를 만든다. 그렇게 전설적인 헤비메탈 밴드 ‘메가데스’가 탄생한다. 메가데스는 전 세계 2500만장의 음반을 판매했고 분노의 남자 주인공머스테인은 세계적인 기타리스트가 되었다. 하지만 그는 2003년 인터뷰에서 자신을 실패자라 말하며 불행하게 살았다. 그 이유는 그를 쫓아냈던 밴드가 더 유명한 ‘메탈리카’였기 때문이다. 엄청난 성취를 이뤘지만 그는 자신을 메탈리카에서 쫓겨난 놈으로 생각했던 것이다. 이와 비슷한 일이 20년 전에도 일어났다. 1962년 잉글랜드 리버풀에서 신예 밴드가 등장했다. 첫 음반 녹음을 3일 앞두고 드러머
초등학생 시절부터 나는 글짓기를 싫어했다. 글짓기는 쓴 약보다, 따끔한 주사바늘보다 더욱 싫었다. 그래서 교내백일장이면 나는 당연히 포스터그리기를 선택했다. 학창시절도 그랬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하나 달라진 것이 있다면 지금은 교내백일장이 아니라는 것이다. 나는 포스터그리기를 선택할 수 없다. 결국 나는 글을 적어야 한다. 내게 글을 적는 것만큼 견딜 수 없는 것이 하나있다. 바로 남에게 미움을 받는 것이다. 내가 나를 미워할지언정 결코 남이 나를 미워하는 것을 받아 들일수가 없었다. 미움 받지 않기 위해 나를 항상 숨기곤 했다. 어쩌면 내가 없다고 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남을 보느라 정작 내 자신에게는 너무 소홀했다. 결국 나는 지쳤고 지금은 잃어버린 나를 어디서 찾아야 하는지조차 알 수 없었다
‘가는 말이 고아야 오는 말이, 곱다.’ ‘글 속에 글 있고 말 속에 말 있다.’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는다.’ ‘말이 씨가 된다.’ 이처럼 말과 관련된 속담이나 격언들은 우리에게 당부를 한다. 말조심하라고.말은 전달하는 기능만 있는 것이 아니다. 말은 현실로 이룰 수 있게 하는 힘이 있다. 방송인 조혜련씨는 꿈을 이루기 위해 가장 좋은 습관으로 ‘미래일기’를 적성한다고 한다. 또 그 일기에 적은대로 매일 아침이면 거울을 보며, 마법의 주문처럼 말을 한다고 한다. 그래서 그녀는 그렇게 예견했던, 꿈꿔왔던 2016년에 ‘오프라 윈프리쇼’ 프로그램에까지 출연한다. 요즘 같이 개인미디어가 발달할 때에는 ‘말조심’이 더 필요하다고 느낀다. SNS, 게임, 댓글 등을 보고 있자
감정 표현이 어려워지는 요즘, 나름대로 스스로 솔직하고 꾸밈없이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자부했는데 점점 감정을 숨기고 부정하는 일이 많아지면서 내 안에 감정들은 끊임없이 부딪쳤다. 하지만 이를 어떻게 달래야 하는지 누가 알려준 적도 배운 적도 없었다. 어쩌면 이런 나의 상황은 감정을 돌아보고 다독여주라는 신호를 보내는 듯했고 이런 생각이 들 때쯤 정곡을 찌른 책 한 권을 발견했다. ‘감정은 언제나 옳다’ 제목을 보자마자 알 수 없는 죄책감과 미안함이 들었다. 내 스스로에게 드는 미안함이었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이제까지 내가 부정하고 억지로 떨쳐내려 했던 내 모든 감정들에게 미안했다.‘ 불안이나 우울과 같은 부정적 감정을 무조건 없애야 한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마찬가지로 ‘긍정적으로 살
"고백으로부터 시작해야 할 것 같다. 나는 사람들을 뜨겁게 좋아하는 편이 아니다. 오히려 인간 혐오증이 있다고까지도 할 수 있다." 책을 빌리러 들어 간 제주 기적의 도서관에서 우연히 뽑아든 책의 서두는 내 뒤통수를 가격하기에 충분한 내용이었다. 이어지는 저자의 적나라한 고백은 짧은 시간 내에 날 충격으로 몰아넣었다. 정신적 도플갱어가 있다면 이 책의 저자일까 하는 생각 때문이었다. "세상에서 제일 싫은 것이 회식이고 행사다. 어렸을 때는 친척들 모이는 명절이 제일 싫었다. 114 상담사가 '사랑합니다 고객님'하길래 반사적으로 질색을 하며 '왜요?' 한 적이 있다. 란 노래를 들을 때마다 머릿속에 '무슨 근거로?'가 떠오른다." 매사 이런 태도지만 혼자 살 수가 없기
“요새 베스트셀러래. 머리도 식힐 겸 한번 읽어봐.” 친구는 내게 이 책을 선물하며 말했다. 고맙게 받아들긴 했으나 당시 나는 취업을 준비하던 예민한 취준생이라 이 책을 읽을만한 '여유'가 없었다. 그렇게 이 책은 그 후 3년이 넘게 내 책장 한구석에 처박혀 빛을 보지 못했다. 그런 내가 이 책을 다시금 꺼내든 것은 이번 가을이었다. 요 몇 년간을 정신없이 살다가 최근 나는 일을 쉬게 되었는데 그 덕에 시간적 '여유'가 많아졌기 때문이었다. 한가롭게 의자에 앉아 맛있는 과자와 차를 들며 책을 펼쳤는데 매력 없었던 제목과는 달리 내용은 흥미로웠다. 알란이라는 유쾌하고 용기 있는 노인의 한평생을 근현대사와 더불어 써내려간 이 책은 술술 잘 읽혀지면서도 많은 생각이 들게 만드는 책이었다. 작가의 익살스
이 책을 발견한 건 헌책방 책 무더기 속이었다. 책 표지엔 제목이 적혀 있지 않았고, 한 아이의 얼굴로 꽉 차 있었다. 나는 평소 사진 찍는 걸 좋아한다. 또 사진전을 보거나, 사진집을 구매하는 게 취미여서 이 책을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책을 펼쳤다. 책 속엔 세계 각국을 여행 다니면서 사진을 찍고, 여행을 하면서 느낀 토막글들로 구성되어있었다. 사진 분위기와 편집디자인, 길지 않은 글들, 이 삼박자가 딱 맞아서 별다른 고민 없이 책을 구입하게 되었다. 은 저자 다카하시 아유무가 2년 남짓한 시간 동안 수십 개의 나라를 걸어 다니며 느낀 것들을 기록하고 찍은 포토에세이다. 저자는 아내와 둘이서 발길이 닫는 대로, 마음이 이끄는 대로
누구나 한번쯤은 세느강이 흐르는 파리에서 돗자리를 펴놓고 여유롭게 책과 와인을 곁들이는 상상을 했을 것이고, 영화속의 장면도 봤을 것이다. 나또한 그랫고 이번에 느끼게 된 책 또한 마찬가지의 책이다. 여름방학에 나는 한달간 유럽에 7개국을 돌아다녀 보자 라는 생각을 갖게 되고 3월부터 준비를 해왔다. 그러면서 일정을 짜게 됫고 각종 인터넷 블로그들을 검색하면서 수첩과 공책에 메모와 서류들을 출력하고, 처음 가는 해외여행이니 조심하자 라는 생각으로 걱정반 기대반 으로 출국을 했다. 첫 여행이다 보니 순탄한 생활을 지낼 수 없었다. 언어, 문화 등의 차이로 적응을 못하고 있는 한 대학생 배낭여행객은 적응을 하며 마지막 나라인 프랑스로 들어왔다. 프랑스에서 5일간 지내는 나는 책을 하나 들고
‘위저드 베이커리’. 중학생 때인가 고등학생 때인가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이 책을 집어 들었다가 한 눈에 반했던 기억이 난다. 무슨 일이든 순위를 매기는 건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읽은 책 중에서 베스트 3위를 꼽아보라는 말에 이 책을 바로 말했었던 기억이 있다. 그렇게 좋은 기억으로 남았던 책인데, 이번 지역 도서관 방문 과제를 통해 무슨 책을 고를까? 고민하다가 다시 집게 되었다. 대학생이 되어서는 과제에 치여 시간도 없어 책에 관련해서는 전혀 잊고 있었다. 어느 날인가 기숙사에서 언니들과 이야기하다가 좋아하는 책을 주제로 말이 나왔다, 좋아하는 책을 각자 이야기하다가, 이 책의 이야기가 나왔다. 어릴 때의 기억이라 막연히 느낌으로만 이야기 했는데. 언니는 그 책의 제목을 듣고는
꽃다운 나이 20살, 아니 아직 꽃을 피우기에도 이른 나이에 나는 생사에 기로에 섰었다. 대학교 1학년 9월, 추석을 앞두고 얼마 전부터 열이 나기 시작했다. 당시 난 대학에 입학한지 막 반년이 지나 이제 새내기가 아닌 헌내기가 되어버렸다고 친구들과 우스갯소리도 하며 새 학기를 막 다니고 있던 학생이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초등학교 시절 넘어져 손목에 금이 갔던 것과 감기 말고는 병원 한 번 갔던 적이 없던 터라 이번에도 단순히 감기에 걸렸나보다 하고 지나갔었다. 그 해, 세월호 사건 때문에 2학기로 연기된 축제와 체육대회 준비도 대학에 들어와 처음 경험하는 거라 아픈 줄 모르고 참여했었다. 동네 병원에서 약을 처방받아 이것만 먹으면 낫겠지 하면서 그렇게 한 달 정도를 지냈던 것 같다. 보다 못한
"나라를 망하게 하는 것은 외침이 아니라, 공직자의 부정부패에 의한 민심의 이반이다." 아르바이트로 학원에서 아이들에게 역사를 가르칠 때였다. 한 학생이 “목민심서가 무슨 뜻이에요?”, “무슨 내용이에요?”, “그 책 재미있어요?”라는 질문에 순간 나는 꿀 먹은 벙어리처럼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내가 말할 수 있는 답변은 정조시대 때 대표적인 실학자인 정약용의 저서 중 하나로 공직자가 지켜야하는 지침에 대한 내용이라는 것 밖에 없었다. 수업이 끝나고 그 학생의 물음이 계속 머릿속에 맴돌아 ‘목민심서’에 대한 호기심이 생겼다. 때 마침 “김종대 의원, 이국종 교수는 인격 테러범”이라는 기사를 보게 되었다. 귀순한 북한병사의 치료를 맡은 이국종 교수가 병사의 기생충 감염 사실을 공개한
몇 번인가 숲에 간 적이 있다. 숲이 주는 특유의 고요함을, 숨을 죽이고 귀 기울이면 들리는 개울물 소리를 , 바람이 휩쓸고 가는 이파리들의 부딪히는 소리를, 간혹 지저귀는 새의 소리를 좋아했다. 내 마음을 끄는 주제와 예쁜 삽화의 표지는 흥미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제목을 보았을 때 든 생각은 '동화'였다. 무언가 감성적이고, '소원'이 주는 가장 내밀한 염원이 느껴졌고, 숲 특유의 포용력이 떠올랐다. 치유가 필요한 주인공들은 각각 다른 이유로 숲에 찾아오며 헤매고 잃었던 자신만의 길을 찾게 된다. 책의 일곱 주인공들이 갖고있는 각자의 사연들이 결코 가볍게 얘기할 수 있는 주제는 아니었다. 그러나 누구라도 겪을 수 있는 상처들에 관한 이야기들이었다. 학교폭력과 가족 소통의 부재,
잠이 오지 않아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다 우연히 책 한권을 알게 되었다. 최근 들어 어딘가로 훌쩍 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하던 나는 누군가의 이야기가 담긴 여행 책을 찾고 있었다. 스물여섯 나는 무작정 뉴욕으로 떠났다, 지금이 아니면 찾을 수 없을 것 같았다. 표지에 적힌 이 문장은 책을 궁금하게 만들었다. 오랜 고민 없이 바로 책을 구입했고 3일을 기다려 책을 받아 볼 수 있었다. 여행 에세이를 읽은 건 정말 오랜만이었다. 이 책을 들고 있으니 왠지 어디론가 떠나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국내 여행을 했던 작가들의 책을 보고 여행계획을 세워보기도 하고 따라 여행을 해본적도 있었다. 그런데 이번 책의 작가가 다녀온 곳은 즉흥적으로 떠나기엔 무리가 있었다. 그곳은 뉴욕이었다. 20대
책을 고르는데 시간이 좀 걸렸다. 취향의 책들에서 나올 수 있는 글은 한정적이라 생각한 까닭이다. 책을 읽고 무언가 감상적인 글을 쓴다는 게 나에겐 꽤나 어려운 일이다. 평소 자연이나 작품을 보고 들으며 느끼는 바가 없는 편이다. 남들은 ‘아름답다’, ‘마치 ~인거 같아’ 등의 감상평을 곧 잘 뽑아내지만 나는 ‘...이걸 통해 뭘 느끼라는 거야?’ 하고 작가의 의도나 감상평이 술술 나오지 않는다. 책 선정에 어려움으로 시간은 바람처럼 흘러갔다. 도서관에 가면 자꾸만 관심사쪽을 기웃거렸다. 이러다간 책 선정이 제대로 되지 않을 것 같았다. 결국 집으로 돌아왔다. 집에는 책이 꽤 있었다. 아빠의 책들이었다. ‘아빠가 정말로 다 읽었을까’ 하는 의문이 들 정도로 종류는 다양했다. 책장에 들어 있지 않
우리나라 학생들이 경험했던, 혹은 경험 중인 중,고등학생 시절의 공통점은 선생님과 부모님을 포함한 대부분의 어른들의 말씀에 "예" 대답하고, 공부든 진로탐색이든 시키는대로 해야하는 수동적인 생활일 것이다. 나 역시도 그런 학창시절을 경험했었고, 서열을 중시하는 남자들의 세상에서 윗사람의 명령에 내 주장을 꺼낸다는 것은 그리 쉽지 않은 일이었다. 나의 의견인지 모두의 의견인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그저 시키는 일은 해야했을 뿐. 개인적인 의견을 꺼내는 순간 내 주변의 친구들이 다같이 힘들어졌었기에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참는 것이 습관이 됐었다. 제주제일고등학교의 부회장을 맡아 학생회의 구성원으로서 활동을 했던 나는 바꾸고 싶었던 것들도 많고 소통을 하고 싶었던 부분들도 많았다. 기존의 상명하복적이
나는 모험을 좋아하지 않는다. 내가 잘 모르는것, 잘 할 자신없는것에 대해 두려움이 많은 탓이였다. 학창시절 체육시간에는 제일 먼저 기권을 선언하고 게임을 구경했고 수능때 수리영역은 아예 응시조차 하지 않았다. 운전은 택시기사님이 하는 것, 음식은 식당에서 사먹는것, 한라산은 창문에서 바라볼때 가장 예쁜거라 믿었다. 애교가 없다고 말하는 이성에게는 눈물을 머금고 이별을 고했고, 길치인 내가 발목까지 눈이 내린 시애틀에서 길을 잃었을때는 무작정 스타벅스 안으로 들어가 엉엉울며 주문을 한 탓에 직원의 위로를 받은적도 있다. 이렇게 겁이 많은 나의 관심사는 아이러니하게도 모험과 도전을 필요로 하는 것들이였다.어렸을때부터 꿈꾸던 월간지 기자를 하겠노라며 대학에 진학했고 소위 말하는 큰